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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마음부자가 말하는 돈, 돈부자가 말하는 마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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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4면

세계적 베스트셀러 작가인 로버트 기요사키의 새 책이 나왔다. 그런데 ‘전공’인 재테크 책이 아니다. “누구나 부자가 될 수 있다”고 해서 이 땅에 ‘부자 열풍’을 일으켰던 전작과 달리 마음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자기계발서다. 그가 말하는 ‘진정한 부자’는 어떤 사람인지, 어떻게 해야 될 수 있는지 들어봤다. 아울러 비슷한 류의 ‘성공학’ 책들도 살폈다.

부자 오빠 부자 동생
로버트 기요사키·에미 기요사키 지음, 이주혜 옮김
명진출판, 272쪽, 1만3800원

로버트 기요사키가 다시 왔다. 최근작이 지난해 나온 『직장을 그만두기 전 내 사업을 준비하라』(황금가지) 였으니 일 년여만이다.

일본계 미국인 4세인 그는 재무교육 전문가로 2000년 번역출간된 『부자 아빠 가난한아빠』로 되면서 선풍적 인기를 끌었다. 투자와 투기를 구분하고, 학교에서 가르쳐주지 않는 돈과 투자, 그리고 경제원리를 일러준 그의 책은 ‘금융IQ’란 신조어를 퍼뜨리면서 지금까지 150만 부가 넘게 팔렸다. 이후에도 창업은 물론 자녀교육법까지, 10종 남짓한 책이 나올 때마다 식지 않는 인기를 과시했다.

하지만 ‘레버리지(Leverage·지렛대) 효과’ ‘직업의 4분면’ 등 비슷비슷한 개념을 반복하는 등 식상하다는 평도 있었다. 심지어는 “『부자 아빠…』로 부자가 된 사람은 기요사키 본인뿐”이란 비아냥마저 나왔다. 이를 의식했는지 이번에는 티베트의 승려가 된 여동생과 함께, 재테크가 아닌 ‘마음테크’ 를 강조하고 나섰다.

베트남 전 참전, 사업가, 노숙자 등 다양한 경험을 한 끝에 세계적 재무컨설턴트가 된 오빠 로버트 기요사키와 싱글맘에서 티베트의 승려로 변신한 동생 에미 기요사키. 상반된 삶을 살아온 이 남매가 손잡고 ‘진짜 부자’가 되는 길을 일러주는 책을 냈다.

돈보다는 ‘소명’과 ‘영적(靈的) 가족’의 중요성을 역설하는 그를 이메일 인터뷰했다.

-여태 재무교육에 관한 책을 냈는데 체험적인 자기계발서를 낸 이유가 무엇인가.

“이 책은 일반적인 자기계발서가 아니라 ‘발견’에 관한 책이다. 나와 내 동생이 서로 다른 경로를 거쳐 어떻게 각각의 소명과 삶의 진정한 목적을 찾았는지를 이야기했기 때문이다. 우리 둘 다 건강상의 문제가 있고 어려운 시절을 보내며 자신에 대해 알게 되었다. 텐진(여동생의 법명)은 돈의 중요성을, 나는 영혼의 중요성을 깨달았으며 이를 독자들과 나누고 싶었다.”

책의 1, 2부에는 노숙자 생활을 하는 등 남매가 각각 바닥을 경험한 이야기가 실렸다. 한 살 아래인 그의 여동생은 이혼 후 딸과 함께 외딴 사원에서 살기도 했다. 혼자 인도에 가서 불교를 공부한 후 1985년 달라이 라마로부터 정식으로 계를 받아 승려가 됐다. 법명은 ‘텐진 가초’로 텐진은 ‘지혜’, 가초는 ‘하늘로 가는 사람’을 뜻한다. 현재는 캘리포니아 주에서 포교원 부원장, 호스피스 승려로 일한다.

- 동생을 ‘부자’란 부른 이유는.

“부유함이란 돈의 문제가 아니다. 내 동생은 물질적으로는 부유하지 않지만 정신적으로 풍요롭고 평안하다. 이것이야말로 진정한 부자다.”

그는 진짜 부자란 돈에 관한 얽매임에서 벗어난 사람, 자신의 소명을 발견해 자기답게 사는 사람이라 했다. 흔히 듣는 이야기지만 ‘부의 전도사’라 불리는 사람에게서 들으니 신선했다.

-당신 남매가 이 책을 통해 말하고자 하는 것은 구체적으로 무엇인가.

“영적 가족의 중요성이다. 출생하면서 맺어지는 생물학적 가족과 달리 ‘영적 가족’은 그 속에서 우리가 성장하고 진정한 소명을 발견할 수 있게끔 이끌어 주는 관계를 말한다. 이를 만나지 못한 사람은 ‘영적 고아’라 할 수 있다.”

-진정한 삶의 소명을 강조했다는데 그 의미는.

“소명이란 자기답게 사는 길을 찾는 것이다. 젊었을 적에 나는 록밴드의 판촉용 지갑을 만드는 회사를 운영했는데 경영은 잘 됐지만 결코 행복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나는 회사를 팔고 재무교육이란 내 소명을 추구하기 시작했다. 오늘날 많은 사람들이 내키지 않는 일에 시달린다. 그들은 영적으로는 죽은 것과 마찬가지다. 종교든 직업이든 정치든 자신의 소명과, 영적 가족을 찾아내야만 우리는 진정 행복해질 것이다.”

기요사키는 자신의 소명은 사람들이 돈문제에 관해 자유로워지도록 돕는 것이라 했다. 그러면서 세상에서 가장 큰 악덕은 금전적 무지라고 주장했다. 금전적 무지 때문에 사람들이 견디기 힘든 일에 시달리고, 범죄를 저지른다는 이유에서였다.

‘부와 소명의 조화’를 다룬 책의 3부에서 그는 소명이란 자기계발의 평생 목표라며 이를 위한 원리를 제시했다. ‘모든 나쁜 일로부터 좋은 일이 생긴다’ ‘두려움은 새로운 기회를 뜻한다’ ‘언제 다른 쪽 뺨을 내어줄지 언제 싸워야 할지를 알아야 한다’ 등의 교훈도 함께다.

부동산 재벌 도널드 트럼프과 함께 『미다스의 손』이란 책을 쓰고 있다는 그는 끝으로 ‘부자 아빠’의 메시지를 지지해준 한국의 독자들에게 감사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돈과 투자에 관한 사람들의 생각을 바꾸도록 함께 노력하자”고 당부했다.

김성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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