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평화상 '국경없는 의사회'] 분쟁지역 '구호 천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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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자원봉사.양질의료.독립유지. " 올해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국경없는 의사회' 의 3대 활동 원칙이다.

'국경없는 의사회' 는 이 3대 원칙과 "정치.종교.경제적 권력으로부터 자유롭다" 는 기치 아래 1971년 12월 설립돼 30년 가까이 세계를 무대로 활동해 온 국제 의료구호조직이다.

전쟁.기아.질병.자연재해로부터 고통받는 세계 주민들에게 차별없는 구호활동을 벌여 적십자사와 더불어 인도주의 단체의 대명사로 평가받고 있다.

이 단체의 설립은 1968년 나이지리아 비아프라 내전에 파견된 프랑스 적십자사 소속 의사들이 1백여만명이 기아(饑餓)로 숨져가는 충격적인 모습을 목격한 뒤 국가간 조직적인 의료 구호활동을 위한 모임을 만든 것이 계기가 됐다.

베르나르 쿠시네 등이 주축이 된 이들 의사들은 동(東)파키스탄(현 방글라데시)의 대홍수 구호활동에 참여했던 의사들과 힘을 합쳐 순수 민간 구호단체를 정식으로 출범시켰다.

이 단체의 활동은 그야말로 눈부시다. 95년에는 10월부터 두달 동안 비정부기구(NGO)로는 유일하게 북한 수해현장에 직접 투입돼 전염병 예방활동을 벌이고 의약품과 의료장비를 지원했다.

지난해 12월에는 북한.중국 접경지역에서 탈북 주민 면접조사를 통해 북한의 기아 실태를 증언했다.

걸프전.보스니아 내전.르완다 내전.코소보 사태.동티모르 사태 등에서는 생명의 위협을 무릅쓰고 구호활동을 펼쳤다.

특히 걸프전 당시 60대의 전세기를 동원, 구호장비와 물품을 수송한 뒤 7개의 난민캠프를 설치해 7만여명에 대한 구호작업을 벌여 일약 세계적 명성을 쌓았다.

이라크 화학무기 살포현장을 방문, 이를 최초로 전세계에 폭로하기도 했다. 본부는 벨기에 브뤼셀에 있으며, 전세계 20개국에 지부를 운영하고 있다.아시아지역에는 일본과 홍콩에 사무국이 설치돼 있다.

자원봉사자 수는 45개국 2천명 가량으로 현재 80여개국에서 활동중이다. 전세계 독지가들로부터 기부금을 받아 독자적인 재정기반을 갖고 있으며 한해 예산이 4억3천3백만프랑(약 8백60억원.98년 기준)에 이른다.

96년에는 제3회 서울평화상을 수상한 바 있다.

파리〓배명복 특파원, 정선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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