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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토벤과 함께 밀레니엄 콘서트를…12월31일밤 서울서만 4곳 공연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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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4면

새천년을 두달반 앞두고 있는 음악계에 '합창교향곡' 의 시즌이 돌아왔다.

극내에서도 '합창' 이라는 이름으로 더 유명한 베토벤의 '교향곡 제9번' 이 헨델의 오라토리오 '메시아' 와 더불어 송년음악회의 단골 레퍼토리로 자리잡은지 이미 오래다.

번잡한 일상사에 찌들려 1년 내내 음악회 한번 가지 않던 사람도 연말이 되면 문화생활을 등한시했다는 자책감으로 마지막 기회인 송년음악회에는 꼭 가봐야지 하고 욕심을 내게 마련이다.

올해는 '합창교향곡' 이 더욱 각별한 의미로 다가온다.

그래서 예년 같으면 12월 중순께 '송년음악회' 라는 제목으로 '합창교향곡' 을 연주했지만 올해는 '밀레니엄 콘서트' 라는 제목에다 공연 날짜도 12월 31일 밤으로 옮겼다.

음악을 들으면서 새천년을 맞자는 취지에서다.

천년에 한번씩 돌아오는 이 뜻깊은 날을 가족.연인.친구들과 함께 어디서 무얼 하면서 보낼까 하고 벌써부터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합창 교향곡' 만큼 좋은 기회는 없다.

매진 사태는 충분히 예상할 수 있어 티켓 구입은 물론 공연장 주변 식당을 이용하려면 일찌감치 예약을 서두르는 편이 좋다.

시기적으로 약간 성급하긴 하지만 15일 오후 8시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부천시향(지휘 임헌정)이 '합창 교향곡' 시즌의 개막을 알린다.

소프라노 신지화.메조소프라노 장현주.베이스 김인수 등이 독창자로 나선다.032-663-1266. 부산시향은 12월 17일 부산문화회관 대강당에서 곽승 지휘, 소프라노 서경석, 메조소프라노 김신자, 테너 곽성섭, 베이스 김요한의 독창과 부산시립합창단의 협연으로 '합창' 을 공연한다.

051-625-7690. '20세기 마지막 합창교향곡' 의 하이라이트는 뭐니뭐니 해도 12월 31일 밤에 열리는 제야 음악회다.

밀레니엄 콘서트라 이색 프로그램을 짜기 위해 아이디어를 내보지만마땅하게 '합창' 만큼 좋은 작품도 없다.

벌써부터 각 교향악단에서는 소프라노.알토(또는 메조소프라노).테너.베이스 등 4명의 독창자를 섭외하기에 바쁘다.

경쟁이 가장 치열한 곳은 역시 서울 무대.

올해 마지막날 밤에는 예술의전당과 KBS홀.세종문화회관.포스코센터 등 무려 네군데에서 베토벤의 '합창교향곡' 이 동시에 울려 퍼지기 때문이다.

예술의전당(02-580-1300)에서는 지휘자 정명훈이 이끄는 아시아필하모닉오케스트라, 세종문화회관(02-399-1630)에서는 정치용 지휘의 서울시향, 강남 포스코센터 로비에서는 금난새 지휘의 유로아시안필하모닉(02-598-8277)이 각각 '합창교향곡' 을 연주하면서 자정을 넘기는 것. KBS교향악단 (02-781-2242)은 KBS홀에서 KBS-1TV로 생방송되는 밀레니엄 콘서트에서 '합창' 을 연주한다.

또 지방에서는 대전시향(지휘자 미정).울산시향(지휘 유종) 등이 각각 밀레니엄 콘서트에서 '합창' 을 들려줄 계획이다.

음악팬들이 어디로 발길을 돌릴지 자못 궁금하다.

이장직 음악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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