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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겨냥 '행사 공해'…16일 기부제한 시한 앞두고 봇물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7면

내년 총선의 기부행위제한 기간(오는16일부터)이 다가오자 표를 다지기 위한 출마 예상자들의 각종 행사가 봇물을 이루고 있다.

기부 행위가 제한되면 '사람 모으는 행사' 에 흔히 뒤따르는 다과.식사 제공 등이 모두 선거법 저촉 시비에 휘말릴 수 있는 만큼 그 전에 이같은 행사를 서둘러 끝내자는 속셈이다.

한나라당 인천 남동을 지구당 위원장인 이원복(李源馥)의원은 15일 인천대공원에서 당원 등 7천여명이 참석하는 후원회 행사를 앞두고 입장권 발매를 통한 모금활동을 벌이다 선관위에 고발됐다.

李의원측은 '새 천년을 여는 음악회' 라는 이름의 행사를 위해 1만~10만원권 등 다섯 종류의 입장권을 발행, 판매하다 이를 초대권으로 바꿔 배포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회의 부천 소사지구당(위원장 金명원)도 13일 경기도 이천에 주민 7백여명을 초청, 당원수련대회를 개최했다.

한나라당 강삼재(姜三載.마산 회원)의원은 15일 마산 실내체육관에서 대규모 '후원회의 날' 행사를 갖는다.

姜의원측은 초청장 8천여장을 발송했다. 姜의원은 "깨끗한 정치자금을 모금하기 위해 대규모 행사를 준비했다" 고 말했지만 16일의 시한을 의식했다는 지적이다.

국민회의 김태랑(金太郞.창녕.전국구)의원도 지난 7일 낮 경남 창녕읍내 한식당에서 창녕군청 계장급 이상 공무원 50여명을 모아놓고 점심식사를 대접했다.

수해복구 노력을 위로하는 의미로 이 자리를 마련했다는 金의원은 인사말을 통해 "지역발전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 앞으로 자주 찾아뵙고 인사를 드리겠다" 며 우회적으로 지지를 호소했다.

자민련 인천 남동갑지구당 위원장 정한지씨와 자민련 대구 수성을지구당 위원장인 박구일(朴九溢)의원 등은 지난 12일 각각 충남 천안의 한 관광농원과 경북 포항시 송라면 보경사에서 당원 3백50~1천여명이 참석한 당원연수회 등을 가졌다.

자민련 부총재인 박철언(朴哲彦.대구 수성갑)의원도 오는 20일 동대구호텔에서 '후원회의 날' 행사를 갖는다.

제주도의 경우 현역 의원 2명이 포진한 O고의 '동문인의 날' 행사가 지난 3일 열렸고 10일 열린 'J고 20회기 체육대회' 에는 출마예상자들이 참석, 동문들을 상대로 지원을 호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회의 차정인(車正仁.창원을.변호사)위원장은 지난 11일 창원 인터내셔널 호텔에서 9백여명이 모인 가운데 수필집 '우리곁에 있는 시민 변호사' 출판기념회를 가졌다.

車위원장은 "기부행위 제한 기간 안이라도 사회상규상 허용되는 행사는 가질 수 있지만 논란을 피하기 위해 행사를 앞당겼다" 고 말했다.

충남의 경우 그동안 출마예정자 등이 유권자에게 금품 등을 제공하다 선관위로부터 '경고' 나 '주의' 를 받은 경우가 12일 현재 11건에 달하고 대전도 올들어 15건이 적발됐다.

이처럼 총선에 대비한 모임이 잇따르자 지역 선관위는 기부행위 제한 내용을 담은 안내문을 발송하는 등 출마예정자들의 움직임을 주시하고 있다.

김상국.김상진.홍권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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