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GO 사람들] 유엔인권고등판무관 메리 로빈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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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이번 한국방문을 계기로 탈북 북한주민의 인권상황에 대해 더 자세히 파악할 수 있게 되길 바랍니다. "

이번 대회에서 'NGO활성화' 란 주제의 기조연설차 내한한 메리 로빈슨(55.전 아일랜드 대통령)유엔인권고등판무관은 13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같이 말했다.

그녀는 탈북자 처리문제와 관련, "만일 탈북자들이 강제 송환되고 있다면 이는 유엔의 난민협약 규정을 위반하는 명백한 인권침해 상황" 이라며 "아주 민감하지만 매우 중요한 사안으로 이번 NGO대회에서 뿐만 아니라 앞으로 오가타 사다코 유엔난민고등판무관과도 논의할 것" 이라고 밝혔다.

또 '최근에 불거진 노근리 학살사건에 대해 유엔 인권담당자로서 어떻게 사태를 파악하고 있느냐' 는 질문에 대해서는 "기본적으로 한국과 미국간의 현안" 이라고 전제, "양측이 긴밀한 협조를 통해 사태를 해결해 나가야 할 것" 이라면서도 "깊은 관심을 갖고 사태의 추이를 지켜볼 것" 이라고 말했다.

한편 로빈슨 판무관은 김대중(金大中)대통령 취임 이후 한국의 양심수 처리 문제 등과 관련, '한국정부가 이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려 한다는 의혹이 있다' 는 지적에 대해 "金대통령을 만나 한국의 인권위원회나 국가보안법 등에 관해서도 의견을 나눌 생각" 이라고 말했다.

변호사 출신인 로빈슨 판무관은 25세에 최연소로 상원에 진출, 90년에는 보수적인 가톨릭국가인 아일랜드의 첫 여성 대통령에 당선됐다.

대통령 취임 후에는 내전지역이던 북아일랜드를 방문, 지역갈등의 치유에 앞장서는 한편 이혼합법화.동성애자 차별금지 등의 정책으로 국민들의 폭넓은 지지를 받았다.

97년 대통령직을 사임한 후 '세계 인권의 파수꾼' 으로 불리는 유엔 인권고등판무관으로 활약하고 있다.

유권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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