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꽃 선녀님'은 지난 18일 방영분에서 약혼자의 어머니(김용림)가 초원의 집에 찾아와 "개구멍받이를 내 며느리로 맞았으면 어쩔 뻔했느냐""친자식이 아닌 걸 숨겼으니 천벌을 받을 것"이라며 따지는 장면을 내보내 '입양아 비하'논란에 불을 붙였다. 이 드라마는 부족할 것 없었던 여주인공 초원(이다해)이 사실은 입양아였고, 생모가 무속인이어서 초원도 무병(巫病)에 걸린다는 설정.
이에 대해 홀트아동복지회.대한사회복지회 등 5개 입양 단체들은 "입양아에 대한 인격권 침해"라며 지난 26일 서울 여의도 MBC 앞에서 항의집회를 열고 방송 중단을 요구했다(사진). 30일에도 집회를 열 예정이다. 이날 입양한 딸(1)과 함께 참석한 박동숙(43.여.서울 가회동)씨는 "사람들에게 교과서 역할을 하는 TV가 입양아에 대한 편견을 조장하는 꼴"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MBC 이재갑 드라마국장은 "한부분만 떼어놓고 보면 이상하게 보일지 모르지만 극 전체 진행은 입양아에게 부정적인 내용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인터넷 시청자 게시판에서도 갑론을박이 한창이다.
"입양아에 대해 부정적으로 표현했다고 난리치는데 우리 현실이 그런 것"(ID DOOLY2733)이라는 옹호론과 "드라마가 편견과 왜곡의 현실을 만들어 갈 수 있다"(AAAKKKK)는 비판론이 맞서고 있다. "말초신경을 자극하는 대사와 소재를 내보내 시청률을 올리려는 것"(LHJ1290) 등 '시청률 올리기 작전'으로 해석하는 시각도 있다. 또 "입양을 하려고 했었는데, 예쁘게 키운 내 딸이 성장해 이런 설움을 당할 거라 생각하니 도저히 용기가 안 나네요"(LUCIA1006) 등 자신의 현실과 연결시켜 올린 글도 상당수다.
이에 대해 호남대 신문방송학과 김기태 교수는 "가족 공간에서 대중이 쉽게 볼 수 있는 지상파 TV 드라마는 그 사회적 영향력을 생각할 때 소외계층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키우는 대사나 상황은 좀더 신중하게 설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