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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람의 책사랑] 인터넷 서점 알라딘 윤성화씨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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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 대한 애정이 인생을 바꿔놓았습니다.”

인터넷서점 알라딘의 컴퓨터·경영서 담당 편집자인 윤성화(25)씨. 2년 전 성균관대 컴퓨터공학과에 재학 중이던 그는 입사를 위해 졸업을 포기했다. 당분간 학교로 돌아갈 생각도 없다. 이유는 “책이 너무 좋아서”다.

컴퓨터 엔지니어를 꿈꾸던 그가 이처럼 책에 푹 빠진 것은 군대 시절이었다. 공군사관학교에서 근무하던 그는 우연히 도서관을 찾았다가 방대한 양의 책과 매주 쏟아져 들어오는 신간에 매료됐다.

“그전까지 책에 관심은 있었지만 일부러 사서 보는 일은 드물었습니다. 한권 두권 보다가 차츰 책 읽는 재미를 느끼게 됐고 결국 시간만 있으면 도서관을 찾게 됐습니다. 흔히 군대 갔다오면 사람이 변한다고 하는데 저는 군대에서 읽은 책 때문에 인생의 목표가 바뀐 경우죠.”

그는 자신이 읽은 책에 대한 감상을 인터넷의 독자 서평란에 글을 쓰기 시작했다. 이렇게 올린 서평이 알라딘에만 150여건이었고 열성적인 독자를 소개하는‘명예의 전당’에도 관련 기사가 실렸다. 특히 『이윤기의 그리스 로마 신화』(이윤기, 웅진닷컴),『춘아,춘아,옥단춘아,네 아버지 어디갔니?』(김병종 외 지음, 민음사)에 대한 서평은 우수작으로 추천받기도 했다. 병역을 마친 그는 학업에 복귀하는 대신 바로 취업하는 길을 택했다.

“책과 관련된 일을 하루라도 빨리 하고 싶어 졸업까지 기다릴 수가 없었습니다. 마침 알라딘의 입사 자격에 대학 졸업 조건이 없는 것을 확인하고 바로 원서를 넣었죠. 평소 서평을 열심히 쓴 덕분인지 운좋게도 입사할 수 있었습니다.”

그의 선택에 가족은 물론 친구들까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었다. 그러나 그는 “늘 책과 함께 지낼 수 있는 생활이 만족스럽다”며 “언젠가는 직접 책을 만드는 일에 도전해 볼 작정”이라고 말했다.

근간 중 그가 추천하는 책은『대한민국 희망보고서 유한킴벌리』(KBS 일요스페셜팀, 거름).“흔히 이상일 뿐이라고 생각하는 일을 현실로 만든 기업에 관한 이야기로 재미있는 책은 아니지만 저자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에 애착이 간다”는게 그의 설명이다. 책사랑에서 시작된 그의 꿈이 앞으로 어떻게 현실화될지 흥미롭다.

조민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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