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서부 대개발 80조원 쏟아붓는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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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중국 서부 내륙이 중국 정부의 서부 대개발 전략 덕분에 빠른 속도로 변모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상당히 발전한 동부와의 격차를 줄이기 위해 2000년부터 서부 대개발 전략을 만들고, 지난해까지 102개 프로젝트에 1조7400여억 위안(약 297조원)을 투입했다. 철도·항공·도로 등 교통과 물류 인프라가 새롭게 건설되면서 서부 지역의 사회기반시설(SOC)이 획기적으로 개선되고 있다.

서부 대개발의 중심이자 새로운 경제특구로 부상한 쓰촨(四川)성 청두(成都)와 충칭(重慶)시는 ‘청위(成渝)경제권’으로 불리며 서부 내륙의 변혁을 주도하고 있다. 특히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중국 정부의 내수 확대 정책으로 서부 내륙은 새로운 내수 시장으로 부상했다. 이로 인해 충칭시는 올 상반기에 경제가 12.5%, 쓰촨성은 13.5% 성장해 전국 평균 성장률(7.1%)을 크게 웃돌았다. 한국 기업들은 이 기회를 잡기 위해 중국의 서부로 달려가고 있다.

◆교통·물류 기반 대대적 확충=현지 신문인 충칭상보(重慶商報)는 13일 “거시경제 총괄 부서인 국가발전개혁위원회가 서부대개발 차원의 18개 신규 프로젝트를 확정했으며 4689억 위안(약 80조원)을 추가 투입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추가 프로젝트는 SOC 확충이 대부분이다. 충칭∼구이양(貴陽), 청두∼란저우(蘭州), 쿤밍(昆明)∼난닝(南寧)을 연결하는 철도가 신설되거나 복선화된다. 2013년 완공을 목표로 올해 말 착공되는 충칭∼구이양 철도가 건설되면 소요 시간이 11시간에서 1시간40분으로 단축된다. 충칭∼광저우 간 소요시간도 20시간에서 6시간으로 줄어 동·서부가 매우 가까워진다. 청두∼샤먼(廈門), 광위안(廣元)∼난충(南充) 구간에는 고속도로가 새로 건설된다. 앞서 지난달에는 충칭∼청두 고속철도가 개통됐다. 청두시는 또 120㎞ 떨어진 러산(樂山)시를 청두항으로 개칭하고, 내륙 운하를 통한 수송 능력을 대폭 향상시켰다. 1000t짜리(홍수기에는 3000t) 선박도 다닐 수 있다.

◆서부로 달려가는 한국 기업들=주중 한국대사관은 14∼16일 충칭시 정부와 ‘한·중 우호 주간’ 행사를 열고, 15∼16일에는 쓰촨성 정부와 ‘경제협력주간’ 행사를 개최한다. 이번 행사에는 중국한국상회·KOTRA·대한상의·무역협회·환경부 등으로 구성된 경제사절단이 참가한다. 삼성·LG·SK·두산 등 대기업과 우리은행 등 금융회사, 76개의 중소기업들도 참여한다. KOTRA 박한진 부장은 “16∼19일 청두에서 열리는 한국우수상품전은 중국 서부 지역에서 열리는 외국 상품전으로서는 최대 규모”라며 “중국 전역에서 1000여 바이어가 참가해 1억 달러어치의 무역 투자 상담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베이징=장세정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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