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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영화] iTV '데니스는 통화중' 外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2면

데니스는 통화중(iTV 밤11시50분)

현대인은 타인과 단절된 외롭고 쓸쓸한 삶을 살아간다. 이러한 메마른 일상에서 전화는 사람 사이의 주요한 의사소통 수단으로 사용된다. 하지만 전화는 서로 얼굴을 맞대고 마음을 나누는 만남이 불가능해 서로 고립되는 덫이 될 수도 있다.

이 영화에는 시종 전화를 붙잡고 수다를 떠는 장면만 나온다. 영화의 주인공은 거대 도시 뉴욕에 사는 여피 일곱 명. 직장에서, 또는 집에서 일하는 이들은 모두 전문직에 종사해 잠시도 짬을 낼 수 없는 처지다. 이들은 쓸쓸한 마음을 달래려고 전화를 해댄다.

이야기는 아이를 가지고 싶지만 남자를 만날 기회가 없었던 데니스가 정자은행을 통해 임신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그는 정자의 주인공인 마틴을 찾아 전화를 건다.

한편 친구로 지내는 프랭크와 게일은 각각 자신의 친구인 제리와 바바라를 맺어 주려고 전화에 매달린다. 데니스가 아이를 낳을 때는 모두 전화기를 들고 독려하기도 한다. 이렇게 전화선이 '꼬이고' 있는 와중에 게일이 급사한다.

그렇다고 심각한 영화는 아니다. 오히려 시끌벅적한 코미디다. 마구 웃다 보면 가슴 한구석이 찡해지는 그런 코미디 말이다. 감독 할 살웬. 원제 Denise Calls Up.95년작.

화이브 이지 피시스 (EBS 밤10시35분)

젊은이의 반항이 넘실거리던 60년대말 미국이 배경. 33세 잭 니콜슨의 청춘시절을 볼 수 있다. 20대 후반의 바비는 좋은 가문 출신이지만 자신의 출신성분을 혐오해 남부의 석유 채취장 노동자로 일한다.

바비가 피아노를 연주하는 장면의 3백60도 패닝 (카메라를 수평으로 회전시키는 촬영기법) 이 인상적. '포스트맨은 벨을 두번 울린다' 의 밥 라펠슨 감독. 원제 Five Easy Pieces.70년작.

로보캅3 (KBS2 밤10시10분)

87년 만들어진 이 시리즈 첫회는 공공의 이익에 반하는 정책을 펼치는 민영화된 도시와 경찰에 맞서는 로보캅을 그렸다. 3편도 배경 설정은 비슷하지만 메시지보다는 '쏘고 갈기는' 액션에 치우친 느낌이다.

디트로이트를 미래형 꿈의 도시로 개발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는 옴니 상사가 일본의 다국적 기업에게 인수된다. 로보캅 역은 로버트 존 버크. 프레드 데커 감독. 원제 Robocop3.93년작.

문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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