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초점] 반도체株 가파른 상승세 언제까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3면

반도체 가격이 가파른 오름세를 보이면서 국내 증시에서도 반도체 주식이 증시의 최대 관심주로 부상하고 있다.

대표적인 반도체주인 삼성전자의 경우 종합주가지수가 바닥을 찍었던 지난달 18일에는 주가가 18만4천원이었으나 13일에는 25만원까지 35.9% 올랐다.

이 기간동안 주가지수가 868.94에서 980.91로 12.9% 오른 것에 비하면 23%포인트의 초과수익을 낸 것.

현대전자와 현대반도체의 주가도 각각 32%와 39% 올랐으며 아남반도체는 상대적으로 낮은 12.3%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 반도체 경기 본격호황 맞는가 = 주력 제품인 64메가D램의 최고 거래가격이 개당 15달러를 돌파하는 등 초강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7월 중순에 개당 4.5달러까지 떨어졌던 것에 비하면 3배 이상 급등한 것이다.

박민호 교보증권 연구원은 "지난 96년 이후 3년간 마이너스 성장을 했던 반도체 경기가 지난 2분기까지는 여전히 공급과잉 상태였으나 3분기부터 공급부족 국면으로 돌아섰다" 며 "앞으로 상당기간 반도체주의 강세가 지속될 것" 이라고 말했다. 반면 신중론을 펼치는 분석가들도 있다.

최근의 가격 급등세는 미국의 마이크론 테크놀로지사의 제품에서 일부 결함이 발견됐다는 외신 보도, 대만 반도체업체의 정전사태에 따른 공급차질 등 일시적 요인에 따른 것이란 주장이다.

이창경 (李昌暻) 신한증권 연구원은 "단기적인 수급 불균형과 투기적인 매수세로 반도체 가격이 급등한 것" 이라며 "오는 10월 이후 반도체 가격의 오름세가 주춤해지면서 해당 종목의 주가가 조정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고 설명했다.

◇ 종목별 전망 = 삼성전자가 반도체 경기 호전으로 가장 큰 수혜를 입을 것이란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朴연구원은 "오는 2000년에는 이익규모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할 것" 이라고 말했다. 전우종 (田祐宗) 동원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올 연말께 주가가 30만~35만원까지 오를 가능성이 있다" 고 주장했다.

그러나 외국인들의 움직임이 변수다. 외국인들은 지난주 삼성전자 주식을 무려 1백58만주 (3천7백65억원어치) 나 내다팔았다.

이에 대해 조흥증권은 외국인들은 한종목에 펀드 자산의 10%이상을 투자하지 않는 것이 일반적인데 최근 삼성전자 주가가 많이 올라 자연스럽게 한도를 초과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따라서 이들이 다시 매수로 돌아서느냐가 관심사다.

현재전자와 현대반도체에 대해서는 삼성전자보다 더 조심스러운 접근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노근환 (盧根煥) 동양증권 연구원은 "두회사는 펀더멘탈 (기초) 이 여전히 취약한 상태" 라며 지나치게 적극적인 매수가담에는 신중할 것을 조언했다.

주정완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