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중-일 정상회담] 클린턴 '대만 양국론은 곤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2면

오클랜드 APEC 정상회의에 앞서 열린 한국.미국.중국.일본 등의 개별 정상회담이 오히려 더 큰 주목을 받았다.

◇ 미.중 정상회담 = 11일 회담을 통해 수개월간 얼어붙었던 양국관계가 전환점을 맞았다고 뉴욕타임스는 보도했다.

특히 클린턴 대통령이 회담을 시작하면서 리덩후이 (李登輝) 대만 총통의 양국론 발언이 미국과 중국 모두를 곤란하게 했다고 발언한 데 대해 중국측이 몹시 흡족해 했다는 것이다.

물론 클린턴 대통령은 중국이 대만 문제를 무력을 사용해 해결하려 들면 중대결과가 초래될 것이라는 경고를 잊지 않았다.

그러나 대만 문제는 정상회담에서 더이상 거론되지 않았으며 대부분의 시간을 중국의 세계무역기구 (WTO)가입에 대한 문제에 할애했다고 전해졌다.

WTO 문제와 관련, 미.중간에 남은 쟁점은 자동차.섬유.반덤핑 문제 등 세가지다.

미국측 관리들은 양국의 정치적 의지만 분명하다면 양국 장관들이 며칠 안에 합의해낼 수 있는 정도의 차이라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양국의 국내사정이 생각만큼 간단하지 않다.

중국은 과도한 시장개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있고 미국은 내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노조 등 저임 근로자들이 중국의 싼 물건 탓에 일자리를 빼앗길 수 있다는 비판이 높아지고 있다.

◇ 중.일 정상회담 = 장쩌민 (江澤民) 중국 국가주석은 12일 오부치 게이조 (小淵惠三) 일본 총리와 만났다.

그러나 오부치 총리가 지난 7월 중국을 방문해 江주석과 회담했던 터라 특별히 논의할 현안은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오부치 총리는 "치안 회복의 책임은 인도네시아에 있으나 책임을 다할 수 없게 된다면 국제사회의 지원을 받아들여야 할 것" 이라며 유엔평화유지군 (PKF) 파견의 불가피성을 강조했다.

이에 대해 江주석은 특별한 반응을 보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오클랜드=외신]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