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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활용품 분리 수거되는 ‘자원순환 농구’ 인기 만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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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5면

1일 서울 상암동 위아자 장터에 마련한 자원순환 농구대. 참가자들이 페트병을 던져 넣고 있다. [김태성 기자]

올해 위아자 나눔장터는 ‘CO₂ 빼기, 사랑 더하기’를 주제로 열렸다. 행사장 입구에는 초록색 텐트가 10여 동 들어서고 다양한 친환경 체험행사가 개최돼 ‘환경’ 장터의 의미를 더했다.

이날 어린이들의 인기를 끈 부스는 ‘자원순환 농구대’였다. 페트병과 캔을 던져 넣는 두 개의 농구대 앞에는 어린이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아름다운가게의 대학생 자원봉사 동아리 ‘아름다운 공작단’은 재활용품을 이용해 농구대 2개를 만들어 세웠다. 봉사대원들이 행사장 안팎을 청소해 수거한 페트병과 캔을, 어린이들은 농구대에 던져 분리 수거하며 자원 재활용을 배웠다.

장터 참가자들은 개막식에서 ‘아름다운 장돌뱅이 약속 선서’를 통해 세 가지를 약속했다. 신구중 김찬우(16)·이지은(16)양의 대표 선서를 통해 참가자들은 나의 애물단지가 누군가의 보물단지가 된다는 ‘순환의 약속’, 수익금을 기부해 얇아진 지갑의 두께만큼 내 마음의 키를 키우겠다는 ‘나눔의 약속’,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내 쓰레기는 내가 치운다는 ‘시민의 약속’을 했다. 김찬우군은 “직접 물건을 팔아 보니 경제에 대한 이해가 깊어지는 것 같다”며 “한 푼 두 푼이 쌓여 목돈이 되는 것을 보니 100원의 소중함을 새삼 알게 됐다”고 말했다.

전남 진도 위스타트마을 어린이들이 벨리댄스 공연을 하고 있다. [김태성 기자]

선서에 앞서 위스타트 진도 마을 어린이 8명이 벨리 댄스 공연으로 장터 개막을 축하했다. 오전 5시 진도를 출발해 6시간 여행 끝에 장터에 도착한 어린이 댄서 8명은 한 달 반 동안 준비한 ‘싱랄라’란 제목의 공연을 선보였다. 장옥란 진도 고군면 아동행복마을 팀장은 “싱랄라는 즐겁게 노래한다는 뜻으로, 어려움이 닥쳐도 희망을 잃지 말자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장터를 찾는 고객들의 발걸음은 내놓은 물건에 따라 엇갈렸다. 리본으로 만든 머리핀 200여 점을 내놓은 황지영(41·주부·고양시 행신동)씨 좌판은 여학생들의 인기를 모았다. 황씨는 “일일이 손으로 만들어 한 쌍에 2000원씩 부르고 있지만 어린이 손님이 오면 절반 값만 받고 판다”며 “물건을 다 팔고 나면 즐거운 마음으로 기부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빠·동생과 함께 장난감 카드 매장을 연 천상민(12)군의 좌판에는 남자 초등학생들의 발길이 몰렸다. 천군은 “유희왕 카드 1000장을 밤늦게까지 50장씩 묶어 갖고 왔다”고 말했다. 천군의 아버지 천재영(41)씨는 “지난해 위아자 장터를 구경해 보고 아이들에게 물건을 팔게 하는 경험을 해보면 좋을 것 같아 신청했다”며 “품목과 가격은 아이들이 정했다”고 말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개막 축하사에서 “기부(donation)와 엔터테인먼트를 합한 donatainment라는 말이 외국에서도 유행”이라며 “즐기듯이, 놀이하듯이 나누시면 우리 사회가 그만큼 건강하고 즐거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아름다운가게 손숙 대표는 개막 축하말을 통해 “저소득층과 불우이웃 없는 세상을 만드는 위스타트 운동은 더욱 성장해야 한다”며 “국내 어린이들뿐만 아니라 세계 어린이들을 위해 이런 행사를 할 수 있는 날이 오기를 고대한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는 ‘신종 플루 염려 없는 행사’로 치러졌다. 숙명여대 환경봉사단원 20여 명은 이날 행사장 주출입구와 샛길 세 곳 등에 6개의 손 소독대를 만들고 입장객들에게 일일이 손 소독제를 뿌려줬다. 이날 주최 측은 200여 통의 손 소독제와 100통의 손 소독 알콜, 열감지카메라 4대, 손 소독기 4대 등을 준비했다.

박태희 기자 , 사진=김태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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