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구하려 열차정차…대전철도청장등 음주파티 '객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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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대전지방철도청의 청장 등 간부들이 관광열차 안에서 술을 마시던 중 술을 구하기 위해 당초 예정에 없던 역에 열차를 임시 정차시킨 것으로 드러나 물의를 빚고 있다.

대전지방철도청 (청장 金容範) 은 지난 7일 강원도 '정선 5일장' 행 관광열차 (무궁화호) 를 운행했다.

총 6칸으로 편성된 이 열차는 이날 오전 7시55분 대전역을 출발해 충북~태백~정선선 (정선역) 을 당일 돌아오는 열차다.

일반관광객 3백여명이 전동차 5칸에 나눠 타고 나머지 한칸엔 金청장과 대전역장.매표담당 여직원 등 대전지방철도청 소속 공무원 20여명이 탑승했다.

그러나 승객들에 따르면 차내에서 술을 마시던 金청장 일행은 대전으로 돌아오던 중 술이 떨어지자 청주역에서 임시정차, 직원을 통해 술을 구한 것으로 밝혀졌다.

철도청은 당초 관광객을 모집하며 배포한 홍보전단을 통해 "열차는 전 구간을 논스톱으로 운행하고 제천역에서만 기관사 교대를 위해 정차한다" 고 홍보했었다.

관광객 金모 (54.여.대전시 용문동) 씨는 "일반승객 칸이 너무 시끄러워 조용한 칸을 찾던 중 철도청 직원들이 전용칸에서 술을 마시는 장면을 목격했다" 고 말했다.

그는 또 "술이 떨어지자 한 간부가 부하직원에게 '술을 더 가져오라' 고 요구, 직원이 휴대폰으로 청주역 직원에게 전화를 건 뒤 열차가 정차했다" 고 말했다.

이에 대해 대전지방철도청은 "청주역 직원이 관광객 4명을 추가 유치, 이들을 승.하차시키기 위해 철도청의 사전승인을 받아 열차를 청주역에 정차시켰다" 고 해명했다.

대전 = 최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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