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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물·예단만 줄여도 결혼비용 1,300만원 절약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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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7면

서울에서 결혼하는 부부만 일년에 8만6천5백여쌍. 결혼비용으로 한쌍당 평균 3천6백79만원을 쓴다 (한국소비자보호원 조사).

"남들이 다 하는 것" "이때 마련해둬야" 하는 주위 얘기에 이것 저것 사다보면 예산을 초과하기 일쑤. 깔끔하고 실속있게 결혼을 준비하는 요령을 알아봤다.

편집자 '작은 혼례' 실천운동을 펴고 있는 38개 시민단체들의 연합체인 생활개혁실천범국민협의회 문홍빈 간사는 "조금만 둘러보면 저렴하고 뜻깊은 결혼을 치를 수 있는 길이 많다" 고 조언한다.

기독교윤리실천운동 협력기관인 결혼문화원 (02 - 3445 - 4229) 이나 문화사역 단체인 낮은 울타리 웨딩 (02 - 338 - 0150) 등에선 전문 상담원이 상주해 결혼상품 구입을 돕는다.

필요없는 물건은 "사지 말라" 고 권하며 예산에 따른 컨설팅도 해준다. 토탈 웨딩 업체 중에는 가구.가전제품까지 싼 값에 살 수 있게 소개해주는 경우도 많다.

◇ 약혼식과 함들이 = 대한주부클럽연합회 서여정 간사는 "약혼서만 교환하고 식은 하지 않거나 부모.형제와 배우자 될 사람만 참여하는 상견례로 대신하면 좋다" 고 조언한다.

경실련이 지난해 1백쌍의 신혼부부를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함들이도 "낭비" 라는 답변이 58%나 됐다.

◇ 예단 = 최근 추세는 부모에게만 하는 것. 경실련 선물조사에서도 배우자와 그 부모에게만 했으면 한다는 비율이 83%나 됐다. 범위를 넓힌다고 해도 3촌까지가 현실적이다.

◇ 가전 = TV나 냉장고 등 필수적인 용품을 제외한 진공청소기.전화기.커피 메이커 등은 다 마련하지 않는 것이 좋다. 선물받을 기회도 많고 계속 새로운 제품이 나오기 때문. 오븐이나 식기 세척기도 구입하지 않는 부부가 많아졌다.

◇ 가구 = 소형아파트는 붙박이 장을 설치하면 같은 공간을 훨씬 넓게 쓸 수 있다. 또 화장대를 별도로 구입하는 것은 실용적이지 않다고 전문가들은 귀띔한다. 서랍장으로 대신하고 거울만 달아주면 훌륭한 화장대가 되며 공간 활용면에서도 훨씬 좋다는 것.

◇ 침구 = 만약 침대를 산다면 구태여 요.이불을 따로 맞추지 않아도된다. 또 이불도 여름용, 겨울용 각각 1세트만 장만하는 것이 실용적. 결혼문화원 신산철 총무는 "침대커버를 하나만 사고 나머지 하나 살 돈으로는 가격이 훨씬 저렴하고 세탁도 편한 침대 패드를 장만하라" 고 권한다. 요즘 나오는 침대 패드는 커버기능을 할 수 있기 때문.

◇ 주방기구 = 풀세트 구입보다는 당장 필요한 식기만 사놓고 예쁜 그릇이 눈에 띌 때 그때 그때 낱개로 사는 편이 좋다. 요즘 식탁 차림새는 각각 다른 그릇들로 조화를 갖추는 것이 유행이다.

냄비 종류도 프라이팬을 포함해 3개면 충분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조언. 유리잔은 손님 접대를 생각해 8개를 사는 경우가 많지만 생각만큼 손님이 자주 오지 않으므로 구태여 많이 살 필요는 없다.

◇ 예물 = 커플반지를 교환하는 정도로 간단히 할 수 있다. 부모가 지니고 있던 장롱 속의 낡은 보석을 현대감각에 맞게 다시 세팅하면 의미도 있고 다소 절약도 된다. 쥬얼버튼앤드코 홍석민 디자이너는 "유행이 변한 브로치 하나로도 반지.목걸이.귀고리를 모두 만들 수도 있다" 고 말했다. 세팅료로 1백만원 정도 든다는 것을 염두에 둘 것.

◇ 야외촬영 = 하루 종일 걸리는 야외촬영을 생략하는 커플들도 늘고 있다. 신 총무는 "결혼식 당일 아침에만 스튜디오나 야외에서 잠깐 사진 촬영을 하는 예비부부들도 많다" 고 전한다. 또 비디오도 많이 생략하는 추세라는 것.

토탈 웨딩업체나 웨딩 이벤트 업체, 결혼문화원을 활용하면 1백만원을 밑도는 비용으로 신부화장.헤어.드레스에 야외촬영과 원판사진까지 가능하다.

◇ 예식 = 경실련에서 진행하는 왕과 왕비의 혼인을 본뜬 전통 궁중혼례 (66만원) 나 서양 결혼식 (38만원) 을 이용하면 독특한 야외 결혼식을 싸게 치를 수 있다.

서울대문화패 출신들이 운영하는 우리의례연구소 (인터넷 http://www.moongchi.co.kr) , 한국결혼문화복지연합회 (02 - 2647 - 1013)에서도 현대 감각을 가미해 거부감을 없앤 전통혼례 결혼식을 진행하고 있다.

주부클럽연합회의 웨딩드레스 만들기.웨딩 소품 만들기 반에 참여하면 직접 웨딩드레스를 만들어 입을 수 있다.

최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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