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버드大 교수된 30대박사 박홍근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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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32세의 나이에 미국 하버드대 강단에 서게 된 젊은이가 있다.

지난 7월 하버드대 화학과 조교수가 돼 10월부터 강의를 맡게 된 박홍근 (朴弘根) 박사. 한국에서 학부를 마친 '국내파' 로는 무척 드문 일이다.

그러나 그의 경력을 조금 들여다 보면 이미 예견된 '코스' 라는 생각이 들지도 모른다.

86년 서울대 화학과 수석입학. 졸업학점도 4.3 만점에 4.22로 전체 수석졸업과 함께 총장상까지 수상했다.

졸업후 곧장 미국 스탠퍼드대 화학과에 진학해 남들은 6~7년은 걸려야 끝난다는 박사과정을 4년만에 마쳤다.

게다가 박사학위 논문은 미국 물리학회 원자 및 분자물리학 분과에서 주는 우수 논문상을 받았다.

이후 미국 국립연구소인 로렌스 버클리 연구소로 자리를 옮겨 기존의 분자나 고체물질과는 다른 성질을 지닌 나노라는 초미세결정 연구에 주력해 왔다.

나노 연구는 앞으로 신소재 개발의 밑바탕이 되는 등 응용 가능성이 큰 분야. 이번 하버드대 조교수 선임도 朴박사의 물리화학적 나노 연구성과가 높이 평가됐기 때문이라는 것이 주위의 분석이다.

학부때 지도교수였던 서울대 화학과 김명수 (金命洙) 교수는 "국내 학부 출신이 세계 최고라는 하버드대의 교수가 된 것은 국내 교육자들에게도 매우 고무적인 일" 이라며 "우리의 기초과학교육이 어느 정도 수준에 올랐다는 증거를 보여준 朴박사가 대견할 따름" 이라고 밝혔다.

朴박사의 부친 박기순 (朴基순) 씨는 공인회계사, 숙부 박기안 (朴基岸) 씨와 박기남 (朴基南) 씨는 각각 경희대 경영학과 교수와 미국 퍼듀대 약학과 교수로 있다.

서울대 화학과에서 만난 동갑내기 김진아씨와 결혼한 朴박사는 9월에 첫 아이를 낳게 돼 경사가 겹쳤다.

홍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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