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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회규칙 몰라 국제망신 자초한 수영연맹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8면

대한수영연맹의 무사안일한 행정 때문에 한국 남녀수영의 간판 한규철 (경기고).조희연 (서울체고) 이 잇따른 부정출발로 실격되는 망신을 당했다.

한규철은 24일 밤 호주 시드니에서 벌어진 99범태평양수영선수권대회 남자접영 2백m 준결승에서 부정 출발로 실격됐다. 이에 앞서 조희연 (서울체고) 도 개인혼영 2백m 예선에서 빠른 스타트로 실격 처리되면서 레이스를 펼쳐보지도 못한 채 탈락했다.

특히 조희연이 출전한 개인혼영은 지난해 방콕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따낸 종목으로 자신의 기록 (2분11초34)에서 1.5초 가량만 앞당겼을 경우 입상권이어서 더욱 아쉬움을 남겼다.

한국선수단이 망신당한 이유는 연맹이 출전선수의 기록 등 해외 정보에 어두웠다는 점이다. 이번 대회에서는 1차례만 부정 출발해도 실격 처리되는데 (보통 2회) 이에 대한 철저한 준비를 하지 못했다.

특히 버저에 의해 스타트하는 국내대회와 달리 국제대회는 버저와 함께 스타트 블록에 부착된 부정출발 감지 센서가 1백분의1초라도 먼저 스타트를 끊는 선수를 적발해내고 있다. 그러나 우리 대표팀은 이번 대회를 앞두고 선수들의 단순한 경험에만 의존하는 원시적 방법으로 훈련해 왔다.

게다가 수영연맹은 올해초 수영장 임대의혹 사건을 둘러싸고 집행부가 내분을 일으켜 국가대표선수 관리에 허점을 드러내며 이같은 망신을 자초했다는 지적이다.

김현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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