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택 화백의 세계건축문화재 펜화 기행] 일본 나라 도다이지 대불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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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의 목조건물은 일본 나라 도다이지(東大寺)의 대불전(大佛殿)입니다. 가로 57m, 세로 50.48m에 높이 48.74m로 현대 건물 16층 높이와 맞먹습니다. 쇼무 천황 때인 745년에 처음 지었을 때는 1.5배나 더 컸습니다. 100m 높이의 7층 쌍탑도 있었답니다. 건물만 큰 것이 아니라 안에 모신 비로자나 부처상도 대단히 큽니다. 앉은키 14.98m, 얼굴 길이 5.33m, 귀 길이 2.54m로 모든 것이 큼직큼직합니다. 일본인들의 자랑이 대단합니다. 일본 국보이며 유네스코 문화유산입니다.

쇼무 천황은 왜 이렇게 큰 부처와 법당을 지었을까요. 서기 737년 일본 전역에 천연두가 무섭게 퍼졌습니다. 흉흉한 민심 속에 규슈 지역에서 반란까지 일어났습니다. 천황은 민중의 신망이 높은 교키(行基) 스님에게 큰 절을 지어 불심으로 국가를 안정시켜 줄 것을 부탁했습니다. 스님은 일흔이 넘은 노구를 이끌고 전국을 돌며 보시를 받아 도다이지를 세우고, 세계 최대의 법당과 불상을 조성해 천황의 권위를 세워줬습니다. 또 700여 신을 모시던 일본인들에게 부처님이 얼마나 위대한 존재인지 보여줬습니다.

아셔야 할 것은 도다이지를 지은 건축가가 신라 사람 이나베노모모요(猪名部百世)이며, 불상을 만든 장인은 백제 사람 구니나카노키미마로(國中公麻呂)라는 것입니다. 대불에 입힐 황금을 모은 이도 백제 왕 경복(敬福)이라는 기록을 살펴보면 당시 일본의 부호와 권력자 중 많은 수가 한반도에서 건너간 도래인이었음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교키 스님도 백제인으로 일본 최고의 승직인 대승정(大僧正)에 올랐으며, 천황 스스로 스님의 제자로 출가를 했습니다.

김영택 화백 penwhaga@hanmail.net

◆김영택 화백의 펜화 전시회가 서울 인사동 통인화랑(02-733-4867)에서 열리고 있습니다. 2007~2008년 중앙일보에 연재한 펜화 작품을 선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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