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여년전 국내에서 크게 사랑받은 팝스타 FR데이비드와 길버트 오설리번의 노래가 새롭게 출시된다.
프랑스 출신 가수 데이비드는 83년 '말' (Words) 로, 아일랜드 출신 오설리번은 90년대초 '또다시 홀로' (Alone Again) 을 각각 빅히트 시켰다.
그러나 후속 음반 불발로 잊혀졌다가 이번에 돌아온 것. 데이비드는 '말' 을 비롯해 80년대 히트곡들을 90년대 감각으로 재구성한 리메이크 음반을 냈다.
여기엔 '말' 과 비슷한 시기 국내서 사랑 받았던 '나는 쇼팽이 좋아' '난 사랑하고있지 않아' '고양이의 해' 등이 망라돼 눈길을 끈다.
내년에 발표할 새 음반에 앞서 '워밍 업' 으로 낸 음반이지만 그의 애수 띤 음성을 기억하는 한국 팬에겐 어쨌든 반갑다.
오설리번은 '또다시 홀로' 를 비롯해 그의 전 히트곡이 담긴 베스트음반을 냈다.
여기서 그는 '또다시…' 못지 않게 감미로운 '클레어' 란 곡으로 방송을 타고 있다.
73년 발표곡인 '클레어' 는 당시 그가 소속한 음반사 사장의 두살배기 딸에 바친 곡으로서 샹송풍의 해맑은 노래다.
콧날을 시큰하게 만드는 중간 하모니카 연주가 또 하나의 한국 팝으로 손색 없다.
두 가수는 빌보드로 상징되는 미국 팝의 권력과 상관없이 자신의 입맛에 맞는 노래를 선택하는 한국인의 팝문화를 상징한다.
물결치듯 울렁대는 신디사이저 사운드를 앞세운 데이비드의 '말' 은 미국에선 빌보드 차트 62위에 그쳤으나 국내에선 당시 전세계를 휩쓴 마이클 잭슨의 '스릴러' 를 능가하는 인기를 누렸다.
오설리번 역시 72년 미국에서 발표된 '또다시 홀로' 를 무려 18년이 지난 90년초 한국에서 히트시켰다.
느끼하지 않고 고급스런 음색, 애수가 서려있는 창법, 친근한 신디사이저 멜로디, 노래 도중 한번 끊고가는 절정부의 존재 등 한국 팝의 '요소' 들이 확립된 것도 두 가수와 무관치 않다.
강찬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