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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크노 무장 2집 낸 혼성듀오 '소호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4면

2년전 '야!' 란 노래가 인기를 끌었었다.

"야!너 지금 뭐하니/내 생각 하고있는 것 아니니…" 로 이어지는 가사가 재미있어 학생들이 즐겨 따라 불렀다.

선생님보고 '야!' 라 외치는 아이도 있어, 음반사에 교사들의 항의가 들어올 정도였다.

이 곡이 주목을 끈 건 기존 댄스가요와 달리 신선한 팝적 감각이 배어 있었기 때문. 펑키 (리듬감이 강조된 흑인음악) 와 그런지 (난폭한 증폭기타음을 동반한 저항적인 록)가 혼합된 국내에선 드문 형태의 곡이었다.

노래의 주인공은 혼성듀오 '소호대' .재미교포 출신 실력파 프로듀서 (신현우) 를 리더로 하고 어여쁜 외모와 가창력을 갖춘 여성을 싱어로 붙인 형태였다.

그 소호대가 2년만에 2집을 냈다.

1집 시절 싱어였던 에스더가 20대였던 반면 2집은 솜털이 보송보송한 15세 소녀 김나은을 싱어로 내세웠다.

또 음반안에는 소녀들이 좋아할 구슬 팔찌를 선물로 넣었다.

이는 음반시장의 주고객이 10대인 가요계 실상을 보여주는 대목. 하지만 음반 자체는 재주꾼 신현우의 감각적 프로듀싱과 김나은의 만만찮은 가창력 덕에 그럴 듯하다.

타이틀곡 '사랑 그리고 추억' 은 요즘 디스코텍을 휩쓸고 있는 테크노 붐을 따른 곡. 도입부와 중간부에 전자음 다발들이 빠르게 회전하며 테크노 분위기를 북돋운다.

그러나 노래는 댄스가요의 단골리듬 위에 한국형 멜로디를 얹어 대중성을 추구했다.

첨단 장르의 타이틀곡으로 일단 유혹을 한 뒤 느리고 듣기 좋은 후속곡 ( '다시 돌아와줘' ) 으로 흥행을 챙기려는 전략도 다른 댄스가수들의 그것과 다르지 않다.

그러나 음반 사이사이 보통 가요문법과는 다른 개성있는 트랙들이 발견된다.

장조와 단조가 혼합돼 복합적인 느낌을 주는 '친구에게 사랑을' 같은 곡이 그렇다.

이 곡은 프로듀서 신현우가 자신만의 스타일을 갖고 있음을 보여준다.

강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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