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대표선수'들 상장사 못잖은 실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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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5면

진흙 속의 진주를 찾아라. 12월 결산 코스닥법인들도 상장기업들에 이어 반기 실적을 발표했다. 코스닥 기업들은 대체로 증권거래소 상장기업에 비해 매출액 등 외형은 적지만 실적은 의외로 괜찮은 경우가 많이 있다.

전체적으로 볼때 상장 기업들은 1천원어치를 팔아서 27원을 벌어들인 반면 코스닥기업들은 80원을 벌어들여 3배 가량의 차이가 났다. 다만 코스닥시장은 기업들의 역사가 짧거나 지명도가 낮으며, 상대적으로 거래가 활발하지 않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따라서 코스닥 종목을 상장 종목과 같은 기준으로 비교할 수는 없다. 같은 실적을 낸 경우라도 코스닥 종목의 주가가 상장 종목보다 낮은 것이 어느 정도 불가피하다는 얘기다. 다만 코스닥 종목들은 주당순이익이나 주당순자산 같은 부분에선 상장사 못지 않는 성적을 낸 경우가 많았다.

코스닥시장의 업종별 대표선수급 기업들을 같은 업종의 상장기업과 비교하다보면 숨겨진 유망종목을 발굴 할 수 있다.

◇ 음식료업 = 코스닥 등록기업중 매일유업과 하림 2개사는 매출액이 각각 2천4백81억원과 1천5백60억원으로 손색이 없었다. 상장사중에선 제일제당이 1조7백21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했으나 나머지 기업들은 8천71억원 (두산)에서 1억원 (호남식품) 까지 각양각색이었다.

주당순이익으로 봤을 때 코스닥의 대주산업 (6천5백43원).진로발효 (6천71원) 등은 웬만한 상장사 보다 성적이 좋았다. 풍국주정은 주당순자산이 7만2천5원으로 코스닥중에서 가장 높았으나 상장사인 롯데제과 (62만3천6백84원) 등에는 미치지 못했다.

◇ 섬유.의복 = 코스닥 기업들은 매출액에선 상장사들의 상대가 되지 않았다. 가장 매출액이 많은 금흥양행이 3백80억원에 불과한 반면 상장사인 효성은 1조6천3백17억원이나 됐다.

그러나 순이익에서 금흥양행 (31억원).좋은사람들 (24억원) 등은 상장사들에 크게 뒤떨어지지 않았다. 두 회사는 주당순이익 면에서도 각각 3천6백89원과 2천83원을 기록, 상장사와 비교해서도 상위권에 들었다.

◇ 화학 = 매출액으로 보면 상장사인 SK (4조8천6백77억원).쌍용정유 (2조1천6백98억원) 와 코스닥의 한국알콜산업 (3백87억원) 은 비교가 되지 않았다.

주당순이익에선 한국알콜산업이 6천6백92원으로 조흥화학공업 (3만9천25원).동방아그로 (1만5천7백52원) 등 보다는 낮았으나 대체로 상장사의 중간 이상은 됐다.

◇ 금속.비금속 = 상장사중에는 포항제철의 매출액이 5조1천1백53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코스닥의 동신특강이 5백91억원의 매출을 기록한 것과는 엄청난 차이다.

그러나 주당순이익은 코스닥의 삼보산업이 1만2천2백28원으로 같은 업종의 상장사와 코스닥 기업을 모두 통틀어서 1위를 차지했다. 주당순자산에서 코스닥의 다다 (11만4천7백37원) 는 상장사와 비교해서도 상위권에 들었다.

◇ 기계.운수장비 = 지금은 코스닥 기업이지만 내일 (24일) 상장될 예정인 현대중공업의 매출액이 3조34억원으로 상장사인 현대자동차 (6조5백47억원).대우중공업 (3조1천77억원) 다음으로 3위였다.

주당순이익은 코스닥의 피에스케이테크가 4천50원으로 상장사인 삼성라디에터 (6천6백63원)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 전자 = 매출액에선 상장사인 삼성전자 (12조1천3백71억원)가 압도적으로 많았다. 그러나 코스닥의 에이스테크놀로지는 주당순이익이 3만3백원으로 상장사.코스닥 기업을 통틀어서 1위였으며 코스닥의 모아텍도 1만4천4백90원으로 2위를 차지했다. 3위는 상장사인 LG정보통신 (1만4백12원) 이었다.

◇ 건설 = 코스닥의 쌍용건설은 매출액이 5천6백10억원으로 상장사와 비교해서도 상위권에 들었다. 주당순이익은 코스닥의 서한 (1만8천4백27원) 이 1위였으며, 2위는 상장사인 동아건설 (8천5백25원) 이었다.

◇ 유통 = 코스닥 기업중에는 그랜드산업개발의 매출액이 2천7백68억원으로 가장 많았으나 상장사인 현대종합상사 (17조6천4백37억원) 등과는 비교가 되지 않았다.

그러나 코스닥의 석천은 주당순이익이 2만3백17원으로 상장사와 코스닥을 합쳐서 1위를 차지했으며, 코스닥의 흥구석유도 6천5백72원으로 2위였다.

주정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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