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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은 살아있다] 11. 대학로'문화거리' 어제와 오늘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5면

품바 전용극장인 '강강술래 소극장' , 봉산탈춤 보존회에서 운영하는 '봉산 민속극장' , 아동극 전용극장인 '샘터 파랑새극장' '바탕골 예술극장' 등….

서울 대학로의 뿌리는 역시 연극 공연장이다. 대학로가 명실상부한 '문화의 거리' 로서 한국을 대표하는 것은 바로 연극극장들이 주류 (主流) 를 이루고 있기 때문. 실제로 순수 연극공연장만 이곳에 30여 개가 밀집돼 있는 것이 이를 반증해 준다.

음악 연주회.영화 등을 함께 공연하는 다목적 홀을 제외하고 서울 시내에 있는 순수 연극 공연장 (47개) 가운데 무려 64%가 대학로에 있다.

국내의 연극계 비중이 그만큼 대학로에 쏠려 있는 셈. 서울 문리대가 있던 자리인 이곳이 대학로라는 이름을 얻은 것은 당연한 일. 마로니에 공원.학전 소극장.학림 다방 등 당시의 추억을 되새기는 단어들이 아직도 곳곳에 남아 있다.

지난 84년부터 명동.신촌에 있던 연극 공연장들이 하나 둘씩 이곳에 터를 잡았다. 가장 큰 이유는 땅값이 싸기 때문이었다.

한국연극협회 김혁수 국장은 "다른 나라들과 마찬가지로 연극 공연장은 대부분 우범지역이거나 땅값이 싼 곳을 찾아 다니게 마련" 이라며 "최근 대학로는 과거와 달리 황금상권으로 변해 임대료가 비싸져 극단들이 점차 시외로 밀려나는 실정" 이라고 말했다.

현재 이곳의 임대료는 30평 규모를 기준으로 한 달에 7백만원을 넘어 순수 연극 극단들이 도저히 견뎌내지 못하는 실정. 땅값도 평당 6백만원을 육박하는 요지로 변했다.

이에 따라 마당극 전문의 미추 (양주군).무천 (경기도 안성).바탕골 소극장 (양평군.대학로에 일부 잔존) 등이 땅값이 싼 시외로 본거지를 옮겼다. 대학로의 순수 극장 터는 점차 개그맨.대중가수 등이 운영하는 상업성이 큰 공연장이나 술집으로 바뀌고 있어 연극인들의 아쉬움을 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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