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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급속 긴축 없을 것 … 부동산·은행주에 관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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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정보기술(IT) 업종에서 뒤처진 성과를 은행·부동산에서 만회하겠다.”

‘봉쥬르차이나펀드’를 운용하는 프랑스 BNP파리바자산운용의 클로드 티라마니(사진) 펀드매니저가 6일 기자간담회에서 밝힌 운용전략이다. 이 펀드는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의 간판상품이자 국내에서 가장 큰 중국펀드다. 1호와 2호 펀드의 설정액은 총 6조원이 넘는다.

펀드의 최근 성과는 기대에 다소 못 미친다. 1년간 펀드 수익률은 18.34%로 벤치마크 상승률(32.47%)을 따라가지 못했다. 티라마니 매니저는 그 원인을 솔직하게 털어놨다.

“미국의 유명한 투자자(워런 버핏)가 대규모 투자를 한 BYD와 인터넷기업 알리바바, 두 회사를 편입하지 못해 그동안 부진했다.”

버핏이 지난해 지분 10%를 사들였던 중국 전기차업체 BYD는 1년 새 주가가 5배로 뛰었다.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인 알리바바닷컴 역시 같은 기간 주가가 6달러에서 18달러로 급등했다.

부진한 성적을 만회해줄 만한 투자처로 그가 가장 먼저 꼽은 건 은행주다. “2분기부터 은행의 순이자 마진이 개선되고 있는 데다, 주가도 아직 매우 싼 편”이라는 것이다. 부동산과 소재업종도 적극적으로 편입하고 있다. 그는 “중국 정부가 수요진작을 위해 부동산 개발을 가속화하고 있어 앞으론 부동산이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것”이라며 “아파트 건설이 늘어나면 수혜를 볼 수 있는 시멘트·철강·구리 등 소재업종도 유망하다”고 내다봤다.

금에도 펀드자산의 3.5%를 투자하고 있다. “금 가격이 가는 방향을 보면 중국 기업의 주가 방향을 알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안전자산인 금은 주가와 반대로 움직이는 게 일반적이다. 하지만 최근 1년간 추세를 보면 중국 주식과 금 가격의 방향이 같아졌다는 게 그의 분석이다. 그는 아울러 “나는 금 가격이 온스당 1000달러 선을 뚫고 올라갈 것으로 보는 사람 중 한 명”이라고 덧붙였다.

중국 정부가 경기 과열을 막기 위해 시중에 풀었던 돈을 거둬들일 것이라는 일부의 예상엔 동의하지 않았다. 그는 “지난해 대학 졸업생 600만 명 중 아직도 250만 명이 취업을 못하고 있어 중국 정부로선 고용창출이 매우 필요한 시기”라며 “중국 정부가 금세 긴축정책으로 돌아서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민간투자를 촉진하기 위한 새로운 부양책을 준비 중이다. 여기엔 기업의 세금 부담을 줄이고 인프라나 교육에 민간 기업이 투자할 수 있게 하는 내용이 담긴다고 한다.

한편 그는 홍콩 H지수의 내년 목표치를 1만5500~1만6000으로 제시했다. 내년에 중국 기업의 이익이 24% 증가하고 배당수익률이 4%가 된다는 가정에서의 수치다. 6일 종가 기준으로 홍콩 H지수는 1만1847.39다.

그는 목표치보다 지수가 더 오를 가능성도 열어뒀다. 그는 “연말이나 내년 초, 중국 1위 이동통신회사 차이나모바일과 홍콩 상장지수펀드(ETF)가 본토 A증시에 상장될 예정”이라며 “이 종목들이 중국 투자자들에게 인기를 끌면서 중국 증시에 새로운 호재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애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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