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의 쓴소리] 에어컨 고장난 만원 기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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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지난달 29일 경남 진주행 기차를 타기 위해 영등포역 대합실에 들어서자 찜통 같은 더위에 숨이 막혔다.

에어컨은 커녕 선풍기 한대 설치돼 있지 않았다.

이런 짜증은 휴가를 마치고 돌아오는 기차 안에서도 계속됐다.

기차에 오르자마자 "에어컨이 고장나 죄송하다" 는 사과방송이 흘러나왔다.

특히 휴가철이라 입석 승객까지 꽉 들어차 더위는 더욱 심해졌다.

보다 못해 지나가는 승무원을 붙잡고 항의했으나 어쩔 수 없다는 답변뿐이었다.

잠시후 승무원들이 부채와 일회용 물수건을 나눠주었다.

더위를 못견디는 아이들에게 연신 부채질을 해주고 물수건으로 얼굴을 닦아주었으나 역부족이었다.

더위와 씨름한 후 영등포역에 도착했을 때 열차내 온도는 무려 32도나 됐다.

더욱 황당한 것은 열차 안에서 나눠준 물수건이었다.

나중에 본 포장에는 이렇게 적혀 있었다.

"세제로 닦이지 않는 기름때 제거합니다. 주의 사항 : 피부 세척용으로 사용하지 마십시오. "

김충규 <경기도 시흥시 도창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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