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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합방은 합법적" 이문열 발언 논란

중앙일보

입력

한일합방이 합법적이었다는 소설가 이문열씨의 발언이 네티즌들 사이에 뜨거운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문제의 발언을 비판적으로 소개한 관련 기사에는 한 포털 사이트의 경우 무려 5천여건의 댓글이 붙었다. "악법도 법이니까…일본인과 친일인들에겐 합법이겠지만…이문열씨…망발이요"(아이디 ykjgood) )"아무리 궤변이 많은 오늘날의 세상이지만 어처구니가 없다"(아이디 dream9511)"한국인의 탈을 쓴 일본 앞잡이"(아이디 funlife88)등 이씨의 언급에 대한 원색적인 비판이 상당수인 가운데 최근의 과거사 청산문제에 대한 전반적인 논쟁으로까지 발전하고 있다. 일부에서는'이문열씨가 말하려는 의도는 이런 게 아닌듯한데'(아이디 yenisey)라며 발언의 진의에 대한 조심스런 태도도 보였다.

문제의 발언은 지난 20일자 문화일보에 처음 소개됐다. 과거사 청산문제와 관련해 두 소설가 이문열과 조정래의 서로 다른 견해를 나란히 소개한 기사다. 여기서 이문열씨는 "지금 시기에 올인하듯 과거사 조사에 매달리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과거사 조사의 원론에는 동의하지만 방법과 내용 기준 시기 등에서 다 문제가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그는 논지를 전개하는 와중에 프랑스와 한국의 경우를 비교하는 시각에 문제를 제기했다. " 프랑스는 4년8개월이고, 우리는 36년간이다. 단순히 시기상의 문제만이 아니다. 프랑스는 전시점령이다. 괴뢰정부가 있었지만 바깥에 자유 프랑스 정부가 존재했다. 결국 전시부역한 사람의 문제다. 전시부역은 용서하기 어렵다. 그러나 우리는 36년간 국제법상으로 합법적으로 합방됐다. 합방 당시 태어난 아이는 36살이 되도록 식민지 지배를 받고 살았다. 프랑스와 똑같이 비교하는건 우습다. 시기상으로도 현재 국회가 위원회를 만들어 올인하듯 이 문제에 전부 쏟아붓는 게 옳으냐"는 것이 지면에 보도된 문제의 발언 내용이다.

이같은 이씨의 발언을 오마이뉴스는 전면적인 비판을 가하는 논조로 24일 다시 소개했다. 이 기사는 "이문열씨 주장대로라면 현재의 국사 교과서는 전면 수정되어야 하고 을사오적과 그들의 후손이 소유하고 있는 토지나 재산에 대해서는 아무런 하자가 없어야 한다"면서 "이문열씨의 한일합방 합법성 주장은 일본의 주장과 한치의 오차도 없이 동일하다"고 지적했다.

이문열씨는 이래저래 과거사 청산 논란의 한가운데 서게 됐다. 그는 이달초 중앙일보에 실린 시평"'겐뻬이 고쬬'와 '오니 게이부'"에서도 마치 열린우리당 신기남 전 의장과 관련한 파문을 예상한 듯한 견해를 밝혀 화제가 된 바 있다.

디지털 뉴스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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