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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장으로 용산으로 … ‘친서민 한가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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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정운찬 국무총리가 3일 용산 철거민 참사 현장을 방문했다. 정 총리가 현장 1층에 마련된 분향소에서 유가족들을 위로하고 있다. [뉴시스]

추석 연휴(2~4일) 동안 이명박 대통령과 정운찬 국무총리는 서민들을 찾아 위로하는 친(親)서민 행보를 이어갔다.

이 대통령은 추석이었던 3일 KBS-TV가 생방송한 ‘사랑나눔 콘서트’를 부인 김윤옥 여사와 함께 관람했다. 관람 중 사회자의 소개로 무대에 오른 이 대통령은 젊은 시절 헌책방 주인, 재래시장 상인 등에게서 도움을 받았던 일을 소개한 뒤 “남을 도와 주는 것은 돈이 많다고 하는 것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시간이 있는 사람은 시간을, 경험이 있는 사람은 경험을 나눠 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이 대통령은 “어려운 때가 되면 노점상·환경미화원·장애인 등이 더 어려운 법”이라며 “우리 사회가 어려울수록 남을 배려하고 도와 주는 사랑과 나눔의 문화가 확산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어 이 대통령은 정호승 시인의 시 ‘내가 사랑하는 사람’을 낭독하기도 했다. 공연 중 장애인 방소근양의 피아노 연주 대목에선 눈시울을 붉혔다.

2일엔 공장을 가동 중인 중소기업을 방문해 근로자들을 격려했다. 준비해 간 송편과 전 등을 근로자들에게 직접 배식한 이 대통령은 “힘은 들겠지만 자부심과 보람을 갖고 열심히 임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날 오전 방송된 정례 라디오·인터넷 연설에서도 이 대통령은 “서민을 따뜻하게, 중산층을 두텁게 하기 위한 정책도 차질 없이 추진되고 있다”며 “내년도 복지예산은 사상 최고 수준인 81조원으로 확대했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4일은 관저에서 가족들과 함께 보냈다.

정운찬 총리는 3일 용산 철거민 참사 현장을 찾았다. 정 총리는 유족들을 만나 “250여 일이 지나도록 장례조차 치르지 못한 것에 대해 자연인으로서 무한한 애통함과, 공직자로서 막중한 책임감을 통감한다”고 위로했다. 그는 희생자들의 영정에 조문한 뒤 A4용지에 정리해 온 글을 읽었다. “사랑하는 가족을 가슴에 묻은 여러분의 심정을 어찌 다 헤아릴 수 있겠느냐”는 대목에서 눈시울을 붉혔다. 그는 “여러분에게 쌓인 응어리가 조금이라도 풀어질 수 있기를 바라는 것이 저의 간절한 심정”이라고도 말했다.

유족들은 고인들의 명예회복, 수사기록 공개, 대정부 대화 창구 마련 등을 요구했다. 정 총리는 “중앙정부가 직접 나서기는 어렵다”면서도 “당사자 간 원만한 대화가 이뤄지도록 분위기를 조성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총리실 관계자는 “유족들에게 마땅한 수습책을 내놓기 어렵다는 점 때문에 참모진이 만류했지만 총리의 방문 의사가 강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개천절 경축식에서 정 총리는 “남북문제와 함께 여러 국책사업을 둘러싼 갈등도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며 “모든 국민의 힘과 지혜를 모으고 갈등을 해소하고 통합을 구현하는 데 함께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총리는 4일엔 정부중앙청사에 나와 국정감사를 준비하는 직원들을 격려했다. 그는 "국감은 국회가 정부를 견제하기 위한 것이지만 정부는 견제만 당할 게 아니라 국회와 협력해 국가 운영을 더 잘해야 한다 ” 고 강조했다.

남궁욱·백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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