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군도 큰 피해…지뢰 유실 위험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7면

집중호우로 장병 6명이 사망.실종되고 탄약고가 매몰되는 등 피해가 잇따르자 일선 군부대에 비상경계령이 내려졌다.

1일 0시20분쯤 경기도 파주시 적성면 포병대대 탄약고가 산사태로 매몰됐다.

이 사고로 경비근무 중이던 김동운 (21) 이병이 흙더미에 깔려 숨지고 박격포탄.수류탄 등 상당량의 폭발물이 토사에 묻혔다.

이날 0시50분에는 경기도 포천군 영중면 영평리 훈련장에서 미2사단 본부포대 소속 이현규 상병이 비를 피해 철수하던 중 갑자기 불어난 물에 휩쓸려 실종됐다.

이에 앞서 지난달 31일 오후 11시20분쯤 경기도 파주시 파평면 전차대대 소속 이민수 (李閔洙.23.대구시 서구 중2동) 병장 등 사병 3명이 부대 연병장에서 물꼬 작업 중 고지대에서 덮친 흙더미에 깔려 숨졌다.

또 이날 오후 11시25분쯤 경기도 파주시 적성면 훈련장에선 기갑여단 김윤석 (22.서울 영등포구 영등포동) 일병이 무너진 차량 방호벽에 깔려 숨졌고 김정재 이병이 부상했다.

육군은 피해가 잇따르자 집중호우 지역 중.대대 1백27개 부대를 고지대로 대피시키고 유실 가능성이 큰 파주지역 탄약고 8개 동을 안전지역으로 옮겼다.

군은 또 헬기 12대와 굴착기.덤프트럭 등 1천8백76대의 복구장비를 수해현장에 투입, 복구작업을 지원토록 했다.

국방부는 1일 오후까지 탄약고 1곳 매몰 이외의 폭발물 유실 위험은 확인되고 있지 않다고 밝혔으나 비무장지대에선 지뢰가 비에 쓸려나갔을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있다.

군 관계자는 "복구작업시 폭발물로 추정되는 물체가 있을 경우 곧바로 경찰이나 군에 신고해달라" 고 당부했다.

한편 군의 사고불감증과 지휘부의 지시를 무시한 일선부대의 안이한 태도가 장병들의 피해를 크게 한 것으로 드러났다.

군은 경기 북부에 이미 큰 비가 내린 한참 뒤 참모총장 명의로 '국지성 호우에 철저히 대비하라' 는 늑장 지시를 내렸다.

또 장병 3명이 숨진 경기도 파주시 전차대대의 경우 육군이 '물꼬 작업 등 불필요한 작업은 하지 말라' 고 지시했음에도 이를 무시하고 물꼬 작업에 장병을 투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민석.이상언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