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자 태풍 '닐'… 중부에 단비뿌려 식수난 해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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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제5호 태풍 '닐' 이 가뭄에 시달리던 중부지방에 단비를 내려줘 예상 밖의 '효자 태풍' 노릇을 했다.

직접 영향권에 들었던 남부지역도 그리 큰 피해는 보지 않았다.

28일 기상청 및 각 자치단체에 따르면 경기.강원.충청 등 중부지방은 올 여름 장마기간 강수량이 예년의 30~80%에 그쳐 가뭄에 시달리다 '닐' 덕에 20㎜ 가량의 단비가 내려 해갈에 큰 도움이 됐다.

또 남부지역 강수량도 최고 1백50㎜에 그쳐 집중호우로 인한 피해가 미약했다.

충청지역 상수원인 대청호의 경우 계속된 고온과 마른 장마로 인해 최근 조류주의보 발령 기준에 육박했던 남조류 (藍藻類) 농도가 이날 ㎖당 3백38세포로 떨어져 식수난 우려를 덜게 됐다.

대청댐의 경우 지난 26일 62.59m로 경계수위 (61m)에 육박하던 수위가 28일 오후 2시 현재 62.65m로 6㎝가 높아졌다.

또 지난 26일부터 제한급수에 들어갔던 충남 서천군 장항읍내 5천여가구도 이번에 75㎜의 비가 내리면서 물걱정이 사라졌다.

충남도 관계자는 "청양.금산 지역 등에서 밭작물 (고추.참깨 등)가뭄피해가 나타났으나 이번 비로 완전히 해갈됐다" 고 말했다.

극심한 가뭄에 시달리던 강원도 철원지역도 지난달 말 10% 수준까지 떨어졌던 용화.토교 저수지 등 5개 저수지의 저수율이 40% 안팎으로 높아졌다.

한편 기상청은 "서해안을 따라 북상중이던 제5호 태풍 '닐' 이 태안반도 북서쪽 약 30㎞ 해상에서 28일 오전 9시쯤 열대성 저기압으로 바뀌면서 소멸됐다" 고 발표했다.

태풍 '닐' 은 27일 오후 전남 서해안에 상륙, 전국에 강풍을 동반한 최고 1백50㎜의 비를 뿌렸다. 중앙재해대책본부는 이번 태풍으로 전국에서 사망 4명.실종 9명 등 13명의 인명피해와 4억3천여만원의 재산피해가 났다고 밝혔다.

최준호.이찬호.김기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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