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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차 본격 상륙 초읽기…대형세단.RV 인기끌듯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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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5면

일본차를 주목하라. 이달부터 수입선다변화제도가 폐지됨에 따라 그동안 수입이 금지됐던 일본차의 국내시장 진입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일본차는 높은 품질과 다양한 모델 외에도 국내에 들어와 있는 기존 외산차 (특히 유럽차)에 비해 가격경쟁력까지 갖출 것으로 예상돼 국내 자동차업계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물론 아직은 일본차 업체의 본격적인 한국 진출은 구체화되지 않고 있다.

하지만 '물밑 준비작업' 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어 내년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시장 공략에 나설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 어떤 차가 들어올까 = 이미 한국에 들어와 있는 도요타와 함께 진출가능성이 높은 차로는 혼다.닛산.마즈다.미쯔비시 등이 손꼽힌다.

이들이 내놓을 '무기' 는 3천cc급 이상의 고급 세단과 고급 RV (다목적 레저용차량)가 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분석. 어차피 가격면에서는 국산차와 경쟁이 안되는 만큼 품질로 고급 구매층을 유혹하겠다는 것이다.

지난 봄부터 자회사인 TT코리아를 통해 직판체제를 구축한 도요타는 현재 중형차 '캠리' 만 팔고 있지만 내년쯤엔 고급 세단 '렉서스' 시리즈를 선보일 계획이다.

렉서스는 도요타가 세계 고급차 시장 제패를 목적으로 벤즈.BMW를 겨냥해 만든 작품. 또 세련된 스타일의 4륜구동 '랜드 크루저' 도 국내에서 인기를 모을 것으로 점쳐진다.

이미 대우차를 통해 '레전드 (대우 아카디아)' 를 선보인 혼다는 주력 모델인 '아큐라' 시리즈를 앞세울 것으로 예상된다.

도요타 캠리와 비교되는 중형차 '아코드' 도 진출을 모색중. 미국 시장에서 인기높은 미니지프 'CR - V' 도 국내시장을 노크할 것으로 보인다.

닛산은 최근 수년간 일본내 고급차 시장을 주도해온 '인피니티' 시리즈와 RV '패스 파인더' 로 한국 시장을 공략할 것이 유력시 된다.

최근 르노와 합병한 닛산은 르노와 공동으로 국내 판매망을 구축할 가능성이

높다.

이와 함께 포드에 인수된 마즈다는 고급 세단 '밀레니아' .스포츠카 '미아타' 등을 포드 코리아를 통해 들여올 것으로 보이며 4륜 구동차에 강세를 보이는 미쯔비시의 제품으로는 현대 갤로퍼의 모델이 됐던 '파제로' 와 스포츠카 '이클립스' 등이 거론되고 있다.

◇ 국산차와의 경쟁력은 = 한국자동차사업연구소.대우경제연구소 분석에 따르면 일본차의 국내 판매가격은 물류비용.관세 등 부대비용을 고려할 때 일본 공장도가에 비해 1.35~1.6배 정도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환율을 1백엔당 1천원으로 계산할 때 국내 승용차의 1.1~2.6배. 하지만 관세 추가 인하 (현재 8%) 가능성이 있는데다 일본 업체들이 가격경쟁에 나설 경우 판매가는 낮아질 수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일본차 값이 유럽산보다는 낮은 반면 성능.내구성이 뛰어나고 중고차 시세도 강세라 상당한 부담이 될 것" 이라고 말했다.

이밖에 지리적으로 가까와 부품조달이 용이한 것도 일본차의 경쟁력으로 꼽힌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일본에서 부품을 가져오면 국내 메이커들과 큰 차이가 없어 '외국차는 부품값이 비싸고 시간이 걸린다' 는 관념을 깰 수 있다" 고 말했다.

◇ 언제쯤 들어오나 = 내년 5월 서울서 열리는 '수입차 모터쇼' 를 계기로 이뤄질 전망이다.

이미 주요 메이커들은 모터쇼 참가 의사를 밝힌 상태. 업계에서는 애프터서비스 (A/S) 망과 전시장 구축, 국내기준 인증작업 등에 최소한 6개월 이상의 준비기간이 필요한 만큼 내년초부터는 일본차의 국내 진출 움직임이 뚜렷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서익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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