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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창원 조사로 피로증세 심해…두통 호소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2면

20일로 재수감 5일째를 맞은 신창원은 조사로 상당히 지쳐 두통과 피로를 호소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申은 도피 경로.단순 절도 등은 순순히 자백하고 있으나 강도 행각에 대해서만은 "잘 기억나지 않는다" 며 구체적인 진술을 피하고 있다.

경찰은 申의 일기장 공개로 경찰의 申 동거녀 성폭행.허위보고 등이 잇따라 드러나자 곤혹스러워 하는 분위기다.

申은 2억9천만원을 빼앗았던 서울 강남 예식장 업주 金모씨 부부가 인간적으로 대해준데 감동한 듯 '다음 세상에서 다시 만날 수 있다면 그분들 (金씨 부부) 의 종이 되겠다' 고 일기장에 써놓았다.

申은 '그 부부께 용서를 빈다' 고 참회했다.

申은 金씨 가족을 인질로 잡고 은행문이 열릴 때까지 기다리면서 金씨 부부와 긴 대화를 나눴었다.

신창원이 1백여건의 범행으로 모두 8억여원을 챙긴 것으로 추산되고 있는 가운데 申이 쓰고 남은 돈의 행방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에 경찰은 지난달 申이 충남 천안에서 다방 종업원 鄭모 (20) 양에게 보여주었다는 현금이 가득 찬 여행용 가방 5개의 행방과 실체를 찾는데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신창원은 도피 중 터득한 '역경 극복 방법' 을 수사관들에게 늘어놓는 여유도 여러차례 과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수사관들이 행적의 현실성에 대해 의문을 제기할 때마다 "이해가 되지 않겠지만 무기수 탈주범으로서 1% 정도의 가능성이 있는 일을 수개월 동안 집중적으로 고민하다 보면 해결 방법이 생기는 법" 이라고 설명했다는 것이다.

신창원은 89년 강도치사죄로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여러 교도소를 전전하면서 말썽을 많이 피웠으나 94년 11월 부산교도소로 이감된 뒤에는 탈주를 위해 모범적인 수형생활을 하는 꾀를 썼다.

申은 부산교도소로 이감되기 전 다섯군데의 교도소를 옮겨다녔는데 가는 교도소마다 소란 등의 이유로 징벌을 당하는 특별관리 대상이었다.

그러나 유독 94년 11월 부산교도소로 이감된 후부터는 교도관들로부터 호감을 사도록 처신했다.

경찰조사팀 관계자들은 "申의 도피 경로와 범행 내역에 대한 확인이 거의 끝난 상태여서 2~3일 안에 수사가 마무리될 것" 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경찰 주변에서는 "申이 입을 열수록 경찰의 어두운 면이 계속 밝혀져 수사를 서둘러 종결하려는 것 아니냐" 는 의혹도 제기됐다.

특별취재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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