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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마당]사지 멀쩡한 정상인이 장애인시설 이용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서울 지하철 신도림역에서 희한한 광경을 목격했다.

계단 사용이 불편한 사람을 위해 마련된 '장애인 전용 리프트' 를 큰 악기를 둘러멘 30대 초반의 여성이 주위의 시선에 전혀 아랑곳 하지 않고 리프트를 타고 있었다.

신도림역은 지하철 환승역 중 가장 붐비는 곳 중 하나다.

때문에 계단을 이용하면 불편할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사지가 멀쩡한 여자가 불편함을 피하기 위해 버젓이 리프트를 이용할 수 있는가.

처음엔 그 여자를 도와 주기 위해 모여든 사람들도 그 여자가 위급한 환자도 아니고, 임산부도 아니라는 점을 안 후에는 모두 황당한 표정을 지었다.

지하철의 장애인용 리프트를 자기 몸 하나 편하자고 일반인이 버젓이 사용하는 것을 보고 있자니 씁쓸하기만 했다.

지하철 리프트 뿐만 아니라 장애인 전용 화장실.엘리베이터 등 장애인을 위한 시설을 일반인이 아무 거리낌 없이 사용하는 것을 주위에서 종종 본다.

몸이 불편한 사람을 위한 시설인 만큼 그들을 먼저 생각하는 배려를 잊지 말았으면 한다.

이춘백 <인터넷 독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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