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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해 꽃게를 사수하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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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 인천 해경 특공대가 고속보트를 타고 중국어선 침범 현장으로 가고 있다. 최정동 기자

"중국 어선으로부터 우리 꽃게와 바다를 사수하라."

4일 오전 11시 인천시 옹진군 연평도 당섬 부두.

중국 어선들이 우리 측 북방한계선(NLL)을 침범할 조짐이라며 이들로부터 우리 어장을 지킬 것을 무전으로 지시받은 인천 해양경찰서 특공대 연평 팀 이철수(45)팀장은 바로 고속보트(RIB)에 올라 현장으로 향했다. 출동 2분여 만에 연평도 북쪽 해상에 도착한 특공대원은 NLL 경계선상에 떼 지어 있는 중국 어선의 동향을 파악한 뒤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자 30여 분 만에 연평도로 철수했다. 이렇듯 특공대는 당섬 부두 인근 해역 모처에서 24시간 비상 대기하며 NLL을 침범한 중국 어선을 나포하거나 NLL 침범을 사전에 차단하는 것을 주요 임무로 삼고 있다.

특공대 출동 횟수는 하루 평균 10여 차례. 이 중 7~8차례는 야간에 출동한다. 중국 어선이 주로 밤을 틈타 NLL을 침범해 불법 조업하기 때문이다.

2003년 10월 구성된 특공대는 올 들어 불법 조업을 벌이던 중국 어선 4척을 나포하는 등 그동안 중국 어선 27척을 나포하고 중국 선원 93명을 붙잡았다.

이 때문에 특공대원들은 출동시 진압봉과 전기충격총.권총 등으로 무장한다. 하지만 이 팀장은 "팀원 대부분이 특공무술 유단자여서 진압봉 하나만으로도 중국 선원들을 거뜬히 제압할 수 있다"고 말했다. 팀원 네 명의 특공무술(태권도.합기도.유도.검도) 단수를 합하면 50단이 넘는다. 특공대원 김상철(35)경장은 "올 들어 집에 들어간 날이 열흘도 채 안 되지만 우리 바다와 꽃게를 지킨다는 자부심으로 힘든 일과를 이겨낸다"고 말했다.

연평도=정영진 기자 <chung@joongang.co.kr>
사진=최정동 기자 <choijd@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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