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피플] 중국계 美웹디자이너 조지 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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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바짝 치켜세운 짧은 머리에 익살스런 표정. 톡톡 튀는 신세대같지만 거부감없이 친근한 이미지. 차갑지 않으면서 똑똑하다는 느낌을 주는 얼굴. 사람 냄새 나는 사이트를 꾸미려는 미국의 인터넷 업계가 발굴해낸 이 얼굴의 주인공은 중국계 미국인 웹디자이너 조지 첸 (26).

현재 그는 도미노 피자의 인터넷 사이트에서 고객들을 반기고 있으며 상품 가격 비교 사이트인 컴패어 넷, 정보 서비스 업체 어바웃 컴 등 10여개 업체의 인터넷 모델로 활동하고 있다.

이들 업체가 실물 모델을 광고에 활용하는 것은 그동안 주로 사용했던 컴퓨터 그래픽이 고객들에게 "기계적이고 딱딱하다" 는 인상을 주기 때문. 한두장씩 단편적으로 그의 사진을 이용하는 사이트까지 합치면 현재 그가 얼굴을 들이민 사이트는 대략 1천개는 될 것이라고 한다.

검색 엔진인 인포 스페이스는 아예 연례 회계 보고서의 표지를 그의 얼굴로 장식했다. 모델료는 사진 한장당 5백달러 정도. 따라서 지금까지 번돈은 50만달러 (약6억원) 정도로 추정된다.

그가 인터넷 업계 최고의 모델이 된 것은 소프트웨어 업체인 넷 오브젝트의 클리멘트 머크 사장이 97년 가을 인터넷 모델을 찾던 중 이 회사의 웹사이트 디자인에 참여하고 있던 그를 발견하면서부터.

이후 그는 이웃집 친구같은 편안한 인상으로 단번에 업계의 주목을 받게 됐다. 온라인 거래에 웬지 모를 거부감을 느끼는 고객들을 컴퓨터 앞으로 끌어들이려는 업체들의 전략에 딱 맞아 떨어진 것.

인포 스페이스의 최고경영자 나벤 제인은 "그는 인터넷을 잘 사용할 것 같다는 인상을 준다" 고 말한다.

아시아계란 점도 장점. 위스콘신대학 아시안 - 아메리칸 연구소의 헤맨트 사 교수는 "미국인들은 아시아 남성들이 수학을 잘 하고 기술에 능하다는 이미지를 갖고 있다" 고 분석했다.

김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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