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초 일본 총리는 한국행 … 중국 총리는 북한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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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사진 왼쪽) 일본 총리가 다음 달 9일 한국을 방문할 예정이라고 요미우리(讀賣)신문이 26일 보도했다. 신문은 복수의 한·일 관계 소식통의 발언을 인용, “하토야마 총리가 10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리는 한·중·일 정상회담에 참석하기에 앞서 한국을 방문해 이명박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할 것”이라고 전했다. 두 나라 정부는 하토야마 총리의 방한 일정을 최종 조정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요미우리는 전했다.

신문은 “하토야마 총리가 중국에 앞서 한국을 방문하기로 한 것은 일본의 민주당 정권이 한국을 중시하고 있음을 강조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이 대통령과 하토야마 총리가 양자 회담을 하는 것은 23일 미국 뉴욕 회동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

앞서 지난주 일본을 방문했던 이상득 한·일의원연맹 회장은 오자와 이치로(小澤一郞) 민주당 간사장과 만나 하토야마 총리의 조기 방한을 요청했다. 권철현 주일 한국대사도 하토야마 총리와 오카다 가쓰야(岡田克也) 외상을 각각 만나 같은 요청을 했었다. 하토야마 총리의 한국 방문이 실현되면 이 대통령이 제안한 아키히토(明仁) 일왕의 방한 문제 등이 논의될 전망이다.

한편 원자바오(溫家寶·오른쪽) 중국 총리는 다음 달 4일께 북한을 방문할 것으로 보인다고 베이징 외교 소식통이 27일 전했다. 이 소식통은 “원 총리가 2일부터 몽골을 방문한 뒤 곧바로 4일께부터 북한을 2박3일 일정으로 방문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원 총리는 평양에서 열리는 북·중 수교 60주년 기념행사(6일 예상)에 참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앞서 올 3월 김영일 북한 총리는 베이징에서 열린 수교 60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했다. 원 총리의 이번 방문은 답방 형식으로 이뤄진다.

원 총리의 답방은 북한의 2차 핵실험(5월 25일)으로 한때 불투명했으나 최근 북한과 미국이 양자 회담을 추진하면서 대화 분위기가 무르익자 다시 추진됐다. 중국은 16일 다이빙궈(戴秉國) 외교담당 국무위원을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의 특사로 평양에 파견해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으로부터 “양자 회담과 다자회담에 참여하겠다”는 대답을 이끌어냈다.

이에 따라 원 총리는 이번 방북 길에 김 위원장을 만나 “북핵 해결을 위해 조속히 6자회담에 복귀해 달라”는 메시지를 전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베이징 외교가는 관측하고 있다. 원 총리는 북한 방문을 마친 10일에는 베이징에서 이명박 대통령, 하토야마 일본 총리와 3국 정상회담을 할 예정이다.

도쿄·베이징=박소영·장세정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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