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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결 앞둔 정운찬 후보자 “양심껏 해명했다 담담히 기다릴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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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담담하다.”

정운찬 국무총리 후보자는 27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국회 본회의 인준 표결을 앞둔 심정을 묻자 이렇게 대답했다. 그런 뒤 “바르게 살려고 노력했는데, 법을 잘 몰라 안 해도 되는 줄 알고 세금 신고 같은 것을 소홀히 처리한 건 잘못이었다”며 “결과를 담담히 기다리겠다”고 말했다. 민주당이 이날 “정 후보자가 청문회에서 수입·지출에 대해 해명한 내용은 위증죄에 해당한다”며 고발 방침을 밝힌 데 대해서도 “(청문회에서)양심껏 해명했다. 지금은 할 얘기가 없다”고 했다.

정 후보자는 일요일인 이날 평소처럼 서울 송파구에 있는 교회 예배에 참석했다. 오후엔 그가 ‘내 아버지 같은 선생님’이라고 표현하는 조순 서울대 명예교수를 찾았다. 친분이 있는 한나라당 의원들과도 통화했다고 한다. 저녁에는 친한 교수들을 만나 조언을 들었다. 그는 주변 사람들에게 “임명동의안이 처리되면 총리로서 열심히 할 것이고, 부결되면 자연인으로 돌아가면 된다”고 말했다. 정 후보자와 가족들은 이번 청문회로 심하게 마음 고생을 했다고 한다. 인사청문회가 끝난 뒤 23일 새벽 3시가 넘어 정 후보자가 집에 들어서자 TV로 청문회를 지켜본 아내와 아들딸은 “추궁당하는 걸 보고 너무 마음이 아팠다”며 눈물을 쏟기도 했다. 그는 지인들에게 “청문회를 계기로 거듭나겠다는 각오를 했다. 내 아들딸도 도덕적으로 잘 살겠다는 다짐을 했다. 나와 가족에겐 청문회가 하나의 축복이었다고 말할 수 있다”고 말했다고 한다. 정 후보자는 최근 지인들과의 만남에서 “공부할 때 항상 90점 이상은 받았다. (총리로)일하면 그 정도는 받으려고 노력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백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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