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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리더] WP지 언론비평 담당 하워드 커츠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2면

미국 워싱턴 포스트지의 스타일 섹션은 미국 정치인이나 관리들의 필독 지면이다.

세계의 정치1번지 워싱턴에서 힘깨나 쓴다는 인물들의 이야기가 가득하기 때문이다.

워싱턴 거주자, 소위 '워싱토니언' 들이 머리기사나 사설 이상으로 중요하게 생각하는 이 지면을 분방하면서도 날카로운 필치로 장식하는 대표선수가 바로 하워드 커츠 (45) 다.

그의 직함은 '미디어 크리틱' .우리말로 옮기면 언론비평가다.

주요 일간지와 주간 및 월간지가 다룬 무게있는 기사들을 샅샅이 살펴 어설픈 대목을 조목조목 꼬집는다.

때로는 TV의 기획 프로그램도 그의 비평 대상이다.

뉴욕 브루클린에서 태어난 커츠는 뉴욕주립대 (버펄로)에서 영문학을 공부한 뒤 컬럼비아대에서 저널리즘으로 석사학위를 받았다.

커츠가 뉴욕을 떠나 워싱턴으로 진출한 것은 78년. 워싱턴스타지 일선기자를 거쳐 81년 현재의 워싱턴 포스트로 자리를 옮겼다.

87년부터 3년간 포스트의 뉴욕 지국장을 지내고 91년 워싱턴으로 돌아온 커츠의 관심은 정계와 언론계의 먹고 먹히는 관계에 쏠렸다.

워싱턴 생활을 엮어낸 그의 저서 세 권은 그의 관심이 어디에 집중돼 있는지를 잘 보여준다.

'미디어 서커스' (93년). '핫 에어' (96년) 와 '스핀 사이클' (98년) 은 마크 트웨인상.아메리칸 저널리즘 리뷰상 등을 받았다.

CBS의 간판앵커 댄 래더는 "워싱턴의 정객과 언론인 가운데 커르츠를 두려워하지 않는 이는 없다. 그에게 한번 물리면 상처받지 않고 벗어날 수 없다" 고 말한다.

커츠의 최근 저서 '스핀 사이클' 은 책의 부제 '클린턴 프로퍼갠더 해부' 가 말해주듯 클린턴 정부가 미 주요 언론을 어떻게 길들여 왔는가를 적나라하게 파헤치고 있다.

수많은 언론인 가운데 커츠가 주목받는 이유는 두 가지. 우선 미국내 어느 일간지도 따라올 수 없는 포스트의 스타일난에 생동감을 불어넣는 대표선수란 점이다.

또 하나는 권력과 언론간의 미묘한 먹이사슬을 파헤치고, 언론을 감시하는 '언론 위의 언론인' 이라는 점이다.

워싱턴 = 길정우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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