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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가 있는 요리] 시원한 냉국수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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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4면

한여름 잠 못 이루는 더운 밤이면 시원한 밤참이 그립다. 출출한 배도 채우면서 더위를 달랠 수 있는 건 뭐니뭐니해도 시원한 냉국수.

최승희 (38).이정아 (29).이종희 (37) 씨 등 세 주부는 마른 소면과 냉장고 안에 있는 김치.야채.과일을 이용해 각기 시원하고 독특한 밤참 국수를 만들어 먹는다.

고향이 이북인 시아버지를 모시고 살았던 최승희씨는 김치말이 국수가 주특기. 최씨는 "잘 익은 김칫국물에 만 국수는 열대야도 놀랠 정도로 시원하다" 고 자랑이다. 경상도 토박이 새댁이 시집와서 홀시아버지께 배운 솜씨다.

최씨는 김치 담는데 기웃거리며 국물을 많이 부어야 한다는 시아버지의 간섭에 속으로 기겁을 했다고. 시아버지는 훗날 김치가 익자 주방에 직접 들러 김치말이 국수를 가르쳐 주었단다.

새내기주부 이정아씨의 야채샐러드 국수는 국수라면 사죽을 못쓰는 남편의 입맛과 자신이 좋아하는 야채를 접목시켜 개발한 것. 냉장고 야채박스를 열어보고 눈에 띄는 야채를 가지고 만들지만 양상추는 필수. 이씨는 "부드러운 양상추가 국수와 이질감이 제일 적다" 며 "국수를 싸서 먹을 수 있게 양상추를 조금 크게 자를 것" 을 권한다. 특히 슬라이스 햄이나 새우를 데친 것을 곁들이면 맥주 안주감으로도 그만이란다.

과일주스로 국물을 만들어내는 이종희씨의 과일주스 국수는 화채에 소면을 말아먹는 것 같은 방법이다. 손님을 치르거나 가족과 과일을 먹고 난 뒤 색바랜 남은 과일을 해결하려다가 우연히 만들게 된 국수.

남은 과일은 보통 이튿날 아침 과일주스로 만들어 먹는데 그날따라 바빠서 과일주스를 못 만들고 냉장고 안에 넣어 두었다가 점심에 국수에 말아 먹어보았던 것.

"국물에 소금을 넣어 간을 했더니 맛이 기가 막히더라고요. " 이후 이씨는 과일 값이 싼 여름철 휴일엔 종종 과일주스 국수로 점심을 때운단다.

유지상 기자

<만드는 법>

*** 김치말이 국수

▶재료 = 소면 3백g, 배추김치 반포기, 다진 쇠고기 1백g, 김칫국물 3컵, 육수용 물 3컵, 쪽파 2뿌리, 계란지단 2개분량, 구운 김.참기름.깨소금 약간

▶만드는 법 = ①김칫국물에 물을 붓고 입맛에 맞게 간을 한 뒤 얼음을 넣어둔다. ②다진 쇠고기를 볶아 고명을 만든다. ③김치와 파, 계란지단을 각각 곱게 썰어 둔다. ④삶은 국수에 준비한 김칫국물을 붓고 쇠고기.김치.계란지단.파를 얹어 손으로 부신 김조각.깨소금.참기름을 뿌려 낸다.

*** 야채샐러드 국수

▶재료 = 소면 (쑥국수와 소면 1백50g씩 따로 삶을 것) , 각종 야채, 소스 (간장 4큰술, 조리술 4큰술, 식초 1큰술, 설탕 1큰술, 참기름과 깨소금 약간)

▶만드는 법 = ①양상추 등 야채는 깨끗이 씻어 먹기 좋게 잘라 놓는다. ②양파는 잘라 찬물에 담갔다가 물기를 빼고 쓴다. ③접시에 준비한 양상추를 담고 그 위에 삶은 소면과 각종 야채를 보기 좋게 얹는다. ④소스는 따로 내어 각자 입맛에 맞춰 넣고 비벼 먹도록 한다.

*** 과일주스 국수

▶재료 = 소면 3백g, 각종 과일 (참외, 복숭아, 수박 등 취향에 맞게 적당량) , 레몬즙이나 레몬식초 약간, 우유 5백㎖, 소금

▶만드는 법 = ①생과일이나 국물을 걸러낸 통조림과일을 우유에 넣고 믹서에 갈아 주스를 만든다. ②이 때 얼음을 몇조각 넣으면 살얼음이 있는 것 같은 효과를 낼 수 있다. ③수박.사과.배 등은 나중에 고명으로 얹을 수 있게 채로 썬다. ④삶은 국수에 주스를 붓고 과일을 얹어 낸다.

◇쫄깃쫄깃한 소면 맛보려면…

끓이는 물의 양이 너무 적거나 알맞게 익은 면을 재빨리 찬물에 헹구지 않으면 면발이 쫄깃쫄깃 하지 않게 된다. 큰 냄비에 국수량의 10배정도 되는 물을 붓고 펄펄 끓으면 국수가 서로 붙지 않도록 부채모양으로 펼쳐가며 넣는다.

국수가 끓어 넘치려하면 찬물을 한 공기 정도 넣어 다시 끓인다. 다시 끓어 넘치면 재빨리 국수를 체로 받쳐 찬물에서 풀기가 없도록 비벼 닦아 건져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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