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화제의 책] 마이클 울프 '오락의 경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5면

미국의 시티은행은 왜 현금출납기 앞에 가수 엘튼 존이 춤을 추는 광고를 붙여놓은 것일까.

왜 유통업체 월마트는 컨트리 음악의 제왕 가스 브룩스의 새 앨범이 발표되던 날 2천4백여개의 매장에 그의 연주실황을 방영한 것일까. 이 같은 상황에서 "미래의 산업은 자동차나 철강이나 금융이 아니라 엔터테인먼트 산업이 이끌 것" 이라는 주장을 하는 마이클 울프의 '오락의 경제' (이기문 옮김.리치북스.1만원) 는 눈여겨 볼만한 가치가 있다.

영화사 파라마운트, 거물급 케이블 TV업체로 성장한 MTV 등 미디어 기업의 컨설턴트로 활약해온 그는 'E - 요소' (엔터테인먼트적인 요소) 를 도입하지 않으면 다가오는 세기에 적응할 수 없다고 단호하게 말한다.

그는 E - 요소를 활용해 유행을 선도하는 '알파 소비자' 를 장악함으로써 '필요' 가 아니라 '욕망' 에 의해 구매하는 소비자층을 만들어낼 것을 역설한다.

이 책의 미덕은 오락산업의 현장을 생생하게 보여줌으로써 이러한 메시지를 전달한다는 것. 여기서 다루는 대중문화의 아이콘은 MTV나 '스타워즈' 같은 다소 진부한 내용을 넘어 애니메이션 '사우스 파크' , 미국 최고 인기의 코미디 '사인필드' 등까지 포괄해 설득력이 강하다.

또 미국의 개인 저축률이 2.1%인데 반해 오락비용은 그 4배인 지출의 8.4%에 달한다는 통계자료를 보여주는 등 실증적이라는 것이 장점.

문석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