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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 모았던 첨단 암치료법, 효능.안전성 '아직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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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p53유전자치료법.혈관생성억제치료.홀뮴간암치료법' 근래 국내외 언론을 통해 보도돼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불러 일으킨 첨단 암치료법이다.

기존 치료법으로 완치를 기대하기 어려운 말기암환자들에게 첨단 암치료법은 마지막 희망. 해당 병원은 환자들로 북새통을 이뤘지만 효능과 안전성이 검증될 때까지 신중해야 한다는 학계의 비판도 있었다.

이들 첨단 암치료법들의 현재 진행 상황을 점검해본다.

◇ p53유전자치료〓96년 7월 중앙대필동병원 비뇨기과 문우철 (文宇哲) 교수팀이 발표해 화제를 불러 일으킨 유전자치료법. 암세포를 퇴치하는 p53유전자를 리포좀이란 미세지방으로 포장해 혈관을 통해 주사한다.

文교수는 "지금까지 60여명의 말기암환자들을 대상으로 치료했으며 이중 3분의 1이 암덩어리가 줄어드는 효과를 보여 이를 네이처메디슨 등 해외유명저널에 발표할 예정" 이라고 밝혔다.

서울대의대 내과 허대석 (許大錫) 교수는 "p53유전자치료 연구결과를 국내외 관련 전문지에 자세히 발표해 다른 의료진이 이 방법을 따라 해보는 공개 검증이 이뤄지지 않아 文교수의 연구결과를 그대로 믿기 어렵다" 고 말했다.

따라서 p53유전자치료의 효능에 대해선 학계의 검증을 남겨두고 있는 상태. 文교수팀의 p53유전자치료는 98년 8월 이후 학계의 비판이 쏟아지며 연구비 지원이 끊겨 신규환자 치료는 전면중단된 상태.

◇ 혈관생성억제치료〓98년 5월 뉴욕타임스에 의해 대서특필된 미국하버드의대 주다 포크먼박사팀의 안지오스타틴과 엔도스타틴요법. 암세포로 영양을 공급하는 혈관생성을 억제해 암을 치료한다.

동물실험결과 암덩어리를 씻은듯이 사라지게 해 기적의 치료제로 전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혈관생성억제치료 역시 과대포장됐다는 비판이 뒤따랐으나 99년 2월 미국립암연구소 (NCI) 는 이 방법의 효능을 인정하는 결과를 발표했으며 3월 저명한 과학잡지 PNAS엔 이들 혈관생성억제제의 작용원리를 규명한 미국듀크의대팀의 연구결과가 게재됐다.

현재까진 연구가 순조롭게 진행 중인 셈. 인간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은 8월쯤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임상시험결과가 나오고 제조기술이 탄생할 내년 초라야 혈관생성억제치료의 위력이 검증될 수 있을 듯 하다.

◇ 홀뮴간암치료〓98년 8월 신촌세브란스병원 이종태 (李鍾太) 교수팀이 발표한 간암치료법. 방사성동위원소인 홀뮴에 키토산을 부착한 치료제를 동맥으로 주사해 간암을 녹여낸다.

연구팀의 일원인 유내춘 (柳來春) 교수는 최근 열린 대한암학회에서 "45명의 간암환자를 대상으로 홀뮴간암치료법을 실시한 결과 75.5%에게 치료효과가 나타났다" 고 밝혔다.

홀뮴치료를 할 수 있는 환자는 ▶18세이상 65세이하 ▶지름 5~10㎝의 종양이 1개만 있는 경우 ▶복수나 황달이 없고 전이가 없는 암 ▶혈소판 수가 5만 이상이란 조건을 갖춰야만 한다.

이런 환자의 경우 수술하지 않고도 암을 치료할 수 있는 간암치료의 유력한 수단이 된다는 것. 완치를 확인하기 위해선 치료 후 5년간 살아있는 지를 지켜봐야 하는 숙제가 남아 있다.

서울대의대 진단방사선과 박재형 (朴在亨) 교수는 "홀뮴간암치료가 간동맥색전술 등 기존간암치료보다 우월함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고 주장했다.

홍혜걸 기자.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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