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줌인] SBS '해피투게더' 여검사역 한고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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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6면

스타를 보면 대중의 기호가 보인다. 섹시함과 청순함. 이 두 이미지는 99년 대중 심리를 읽는 키워드다.

영화 '태양은 없다' 의 여주인공 미미역으로 데뷔한 신인 탤런트 한고은 (23) 은 6개월만에 소위 '대박' 을 터뜨리며 대중을 사로잡았다.

섹시함과 청순함이라는 상충하는 이미지를 성공적으로 조합해 낸 것이 비결이었다. 물론 172㎝의 늘씬한 키에 운동으로 다져진 '육체적 자본' 이 있었기에 가능했을 터. 거기에 CF로 대중들의 관심을 사로잡을 때까지 정통 드라마에 나서지 않는다는 '시간끌기' 매니지먼트 전략이 주효했다.

우선 청순함. 떨어지는 벚꽃 사이로 그녀의 하얗고 순수한 얼굴이 수초간 살풋이 비치는 '숨막히는' 맥주광고다. 다음 섹시한 이미지. 프랭크 자파의 '해피투게더' 를 직접 부르며 치마를 들고 막춤을 추는 캔커피 광고. 거기에 다시 대여섯 개의 CF가 그녀의 이미지를 다져줬다.

"앞으로 CF는 조금 쉬엄쉬엄 할 생각이에요. 3~4일이면 끝나는 게 CF지만 연기 연습을 할 시간도 부족하고 이제는 연기자 한고은으로 부각되고 싶어요. " 지금은 스케줄에 쫓겨 하루 평균 서너 시간 밖에 못 잘 정도로 바쁜 스타가 됐지만 95년 SBS 슈퍼모델 선발대회 예선에서 보기 좋게 떨어진 아픈 기억도 가지고 있다.

"그 해에 언니 (한성원) 는 미스코리아 미에 뽑혔어요. 저는 떨어졌고. 하지만 대범한 성격이라 크게 신경쓰지 않았죠. 그 때 안됐으니까 지금 이렇게 떴잖아요. "

그녀는 욕심이 참 많았다. SBS '기쁜 우리 토요일' 의 여성진행자로도 활약 중인 그녀. 말발이 서는 박수홍.차태현과 함께 진행하는게 부담스럽지 않느냐는 물음에 갑자기 목소리가 커진다.

"제가 말할 기회는 절대로 놓치지 않죠. 남자 진행자 옆에 꿔다 놓은 보릿자루처럼 가만히 서 있는 제 모습을 상상할 수 없어요. 그래서 요즘에는 친구들을 만나서도 대화를 주도하려고 노력을 할 정도예요. " SBS '해피투게더' 에서 송승헌을 사랑하는 동료 검사역으로 드라마의 주연급 배역도 따냈다.

그녀에게는 사실상 첫 드라마다. 후반부에 비중이 커지는 배역이라 드라마 초기인 요즘 그녀의 연기력을 확인하기는 어렵지만 그녀가 반짝 스타로 끝날지 연기력을 갖춘 대형 탤런트로 성장할 지 곧 판가름이 날 듯하다.

우상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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