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한양대, 우주토목 선두 … 건국대 ‘U-시티’ 참여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35면

올해 토목공학 평가에서 교육내용 부문 1위를 차지한 한양대 안산캠퍼스 학생들이 24일 실험실에서 이태식 학부장(오른쪽)에게 시험 제작한 첨단 콘크리트를 설명하고 있다. [한양대 안산캠퍼스 제공]

“토목공학 하면 ‘삽질’부터 떠올리는 분이 있어요. 그렇지만 토목은 첨성대나 피라미드를 만들던 시절에도 당대 최고의 기술을 자랑했어요.”

충남대 김시현(27·토목공학과 4)씨는 “토목공학이 ‘구식’으로 잘못 인식된 것 같다”며 이렇게 말했다. 대학가에는 한때 이런 오명에서 벗어나기 위해 학과명 ‘개명’ 바람이 불었다. ‘사회기반시스템공학과’나 ‘지구환경시스템공학과’ 같은 이름이 유행하기도 했다. 하지만 요즘은 개명이 주춤한 상태다. ‘시스템’이라는 키워드를 쓰는 학문 분야가 많아져 학과의 정체성이 모호해졌기 때문이다.

전통적인 의미에서 토목공학은 고속도로나 교량 등 사회기반시설(인프라)을 만드는 분야다. 업계는 ‘지붕이 있는 작은 것은 건축, 지붕이 없는 큰 것은 토목’이라고 구분하기도 한다.

토목공학은 요즘 첨단 과학기술의 상징이다. 유비쿼터스·그린·바이오·로보틱스 등 첨단 분야와의 융합을 통해 연구영역이 업그레이드된 것이다. 특히 기획단계부터 첨단 정보기술(IT)과 환경공학(ET) 모델로 도시를 설계하는 ‘유비쿼터스 시티(U-시티)’사업에 토목공학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 업계는 이 분야의 국내 시장 규모가 2008년 30조원에서 2010년에는 50조원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대학들의 변신도 활발하다. 건국대 토목공학과는 KAIST·성균관대 등과 정부의 U-시티 인력양성사업단에 선정됐다. 학교 법인이 운영하는 서울 자양동 ‘스타시티’ 건물에 U-시티 기술을 시험 적용할 계획이다. 관련 특허를 다수 보유한 한양대 서울캠퍼스는 2006년 ‘유비쿼터스 첨단건설공학’과 같은 과목을 학부에 개설했다.

U-시티가 이미 진행되고 있거나 5년 안에 실현될 비교적 가까운 미래에 관한 연구라면 보다 먼 미래를 위한 연구도 있다. 우주·극지·사막과 같은 극한환경에 적응하려는 시도가 그 예다. 10, 20년 뒤를 바라보는 도전이라는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지는 분위기다. 우주토목 분야의 이니셔티브를 쥔 한양대 안산캠퍼스와 국내 최초로 남극지도를 제작한 충남대가 선구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경원대는 이길여 총장의 독려로 이론보다는 현장 위주의 교육을 실시해 실무형 인재를 키우고 있다.

‘젊은 피’를 융합의 촉매로 활용하는 대학도 있다. 융합 전공의 혜택을 받은 KAIST 출신이 대거 학계에 진출했다. 성균관대는 건설IT를 전공한 박승희(31) 박사를 올해 초 전임교수로 영입했다. 연세대는 휴머노이드 로봇인 ‘휴보’ 개발에 참여했던 김정훈(35) 교수를 다른 대학 기계공학과에서 스카우트해 왔다. 토목 분야에 사용되는 건설로봇을 개발하기 위해서다. KAIST에서는 삼성전자에서 청소로봇을 개발했던 명현(39) 교수가 1인용 세그웨이(운송수단)처럼 도시 내부를 누비는 로봇을 연구해 실용화를 눈앞에 두고 있다.

시공 쪽에선 금융공학 등과 결합한 건설관리(CM) 분야가 첨단으로 각광받는다. 중앙대는 해외건설관리를 특화했다. 소재 쪽에서는 독성 물질을 내뿜지 않는 친환경 콘크리트, 강철보다 튼튼하고 녹슬지 않는 교량용 플라스틱 등이 신소재로 주목받고 있다. 청계천에 친환경 콘크리트를 제공한 충남대, 콘크리트와 관련한 국내논문을 5년간 60여 편 쏟아낸 건국대 사회환경시스템공학과, 초고강도 플라스틱을 개발하는 국민대가 이 분야에서 강점을 갖고 있다.


◆2009년 중앙일보 대학평가팀

강홍준 기자(팀장·본지 교육개발연구소장)
강혜란·박현영·이진주 기자
유지연·어혜원·우호진·이하늘 연구원

▶연락처:webmaster@jedi.re.kr

자문단 >>임윤수 충남대 기획처장, 김정완 전남대 전 기획처장, 양명국 울산대 전 기획처장, 조병춘 경희대 사무국장, 한재민 고려대 기획처장

자세한 내용은 중앙일보 교육개발연구소 홈페이지(www.jedi.re.kr)를 참조하세요.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