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리뷰] 첼리스트 장한나양 첫 독주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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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20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린 첫 독주회에서 첼리스트 장한나양은 네 번의 커튼콜 끝에 포레의 '시실리엔' 을 들려주었다.

앙코르곡으로 두 곡을 더 준비했으나 밤10시30분까지 장사진을 이룬 팬사인회를 위해 관객들이 일찍 자리를 뜨는 바람에 다음 기회로 미루어야했다.

그동안 협주곡 무대에서 보여주었던 장양의 인기와 명성을 재확인할 수 있는 음악회였다.

장양은 프로코피예프.드뷔시의 소나타 등 다소 변덕스런 현대작품의 악상을 피아니스트 다리아 오보라와 주고받는 농밀 (濃密) 한 '대화' 로 쉽게 풀어냈다.

차분한 명상에 잠기다가도 익살스런 표정을 짓는 장양의 '보디 랭귀지' 는 이날 프로그램만큼이나 다채로웠다.

전반부에 들려준 베토벤과 드뷔시의 소나타는 5년 전 장양에게 로스트로포비치 첼로콩쿠르에서 대상과 함께 현대음악상을 안겨준 작품. 효율적인 힘의 분배와 선율의 초점을 한치도 놓치지 않는 집중력으로 완벽에 가까운 실내악의 묘미를 보여주었다.

이날 공연의 하이라이트는 프로코피예프의 '소나타 C장조' .첼리스트 로스트로포비치.피아니스트 스비아토슬라브 리히터 등 금세기 최고의 거장들이 초연한 작품인 만큼 고난도의 기교와 까다로운 음악성이 요구되는 곡이었다.

고음부분에서는 다소 힘이 부치는 듯 음정의 표출이 다소 흐렸지만 전체적으로는 탁월한 테크닉과 현대적 감각으로 거장의 풍모를 느끼게 할 만큼 대담하고 깊이 있는 해석을 보여주었다.

장양의 전국 순회공연은 22일 대전 우송예술회관, 25일 대구 시민회관, 27일 전주 전북대 삼성문화회관, 29일 광주 문예회관, 7월2일 부산문화회관. 7월4일 서울 예술의전당으로 계속된다.

02 - 368 - 1515.

이장직 음악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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