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제1회 한림기록문화상 수상 방선주 교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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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그동안 많은 저술들이 6.25의 의미를 분석했지만 저는 기록관리 학자로서 관련 기록을 최대한 활용해 6.25 전쟁을 재구성해 보겠습니다. "

61년부터 대전대 (현 한남대)에서 사학과 강의를 하다 64년 도미 (渡美) , 35년간 초지일관 한국전쟁 관련 기록의 발굴.분석 작업을 해온 미국 아메라시안 자료연구소장 방선주 (方善柱.66) 한림대 객원교수가 6.25 전쟁사와 전쟁사전을 펴낼 예정이어서 주목된다.

그는 국가기록관리연구원이 신설한 한림기록문화상 제1회 수상자로 선정돼 일시 귀국했다.

"저는 그냥 기록을 찾아내고 분석해 재구성하는 '쟁이' 입니다. 한국전쟁의 의미를 분석하고 해설한 많은 저술들이 있지만 각각의 사건에 대한 구체적 실증은 부족했다는 점이 아쉽습니다. " 方교수는 전쟁 포로문제에 있어서도 정확한 포로 숫자.사망 원인.전후 처리문제 등 실증적 자료 확보는 소홀하다고 지적한다.

포로에 관한 기록 하나만 면밀히 분석해도 6.25의 실체에 보다 가깝게 다가설 수 있다는 것이다.

"전쟁을 보는 우리의 시각이 이제는 한단계 성숙돼야 합니다. '증오' 가 아니라 '화해' 를 위해 되돌아봐야 한다는 것이죠. 만일 북한 인민군에게 긍정적 측면이 있었다면 그걸 있는 그대로 봐야 하지요. 생존하는 전쟁 관계자들이 제게 돌을 던질 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누군가가 이 작업은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맞을 때는 맞더라도 남아있는 기록들을 더 이상 묻어둘 수는 없습니다. "

한국전쟁과 관련된 미국 정부문서와 빨치산 사료들을 대량 발굴해 자료집으로 묶어 출간한 方교수가 직접 집필할 예정이어서 학계의 관심도 크다.

이번에 내는 책에는 6.25 발발 직후인 27일 러시아군과 북한군이 교신한 무전기록까지 수록될 예정이라고 그는 말했다.

이를 해독하기 위해 方교수는 암호 해독법을 연구하기도 했다.

그는 또 역사에 대해 객관적 자료를 확보할 때에야 비로소 편견과 오해를 극복하고 화해와 공존의 역사를 새롭게 쓸 수 있다고 강조했다.

고규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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