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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은 살아있다] 곳곳에 숨쉬는 대학문화의 뿌리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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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4면

신촌에는 다른 곳에서 찾아 볼 수 없는 이색사업이 많다. 대학문화와 함께 어우러지는 '실험 점포' 들이 많기 때문이다.

전통적으로 신촌을 대변하던 '독수리 다방' 이 최근에는 최신식 빌딩을 지어 무선채팅 다방으로 변신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특히 현대백화점 신촌점에서 연세대 방향으로 가다 보면 '작은 풀씨의 꿈' 이 눈에 띈다.

여느 카페와 다른 점은 술과 담배가 없는 것. 한국대학생대중문화감시단 (단장 남민우) 이 건전한 청년문화 보급을 위해 지난해 11월 마련한 공간이다.

담배 연기 자욱한 곳에서 맥주잔을 기울이는 카페 모습과는 달리 이곳은 술대신 음료만 판다. 2천5백원하는 원두커피, 3천원짜리 허브차가 주요 메뉴다. 금연지역인 만큼 재떨이도 없다.

카페 안에는 대학생들이 세미나와 공부를 할 수 있는 3개의 공간이 무료로 제공된다. 카페 벽면을 가득 메운 책은 누구나 뽑아서 읽을 수 있다.

매주 금요일엔 미니 콘서트도 열린다. 클래식은 물론 국악.재즈까지 아마추어 대학생들이 직접 공연한다. 주방일.서빙.청소는 대중문화감시단 회원인 대학생들이 자원봉사 한다.

술과 담배가 없는 신촌의 '청정 카페' 원조는 '민들레영토' .지난 94년 처음 문을 열 당시만 해도 "무슨 카페가 담배도 못 피우게 하느냐" 고 항의하는 젊은이들이 적지 않았다.

그러나 날이 갈수록 이에 호응하는 단골 고객이 늘어 이제는 고대 앞에 2호점, 대학로에 3호점을 열었다.

'민토' 라는 애칭으로 더 잘 알려진 이곳은 1인당 3천원의 이용료를 내면 마실 거리를 주며, 세미나와 회의가 가능한 작은 방이 제공된다. 또 이곳은 명상서적을 시중가 보다 저렴하게 판다.

최근에는 주변의 직장인들까지 이곳을 찾아와서 영업 전략회의를 여는 모습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이밖에 일본어로 주문받고 대화하는 카페인 '가케하시 (架橋)' , 라이브 재즈 음악 전문 카페인 '버드랜드' , 정통 록카페 '도어즈' 도 대학문화가 곳곳에 배어 있다.

외국인 학생들의 아지트로 유명한 호프집인 '리틀 도쿄' 등도 젊은이들의 사랑을 받는 신촌의 이색 공간이다.

특별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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