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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 다트머스대 총장 취임 “축구선수가 그림 그리는 열린교육 할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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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3면

김용 총장(왼쪽)이 취임식 뒤 아이비리그 첫 흑인 총장인 루스 시몬스 브라운대 총장과 함께 기념 촬영을 했다.

“지금도 김장을 담그고 김치를 먹는다. 오늘날 나를 있게 한 절반은 한국이다.”

미국 동부 8개 명문 사립대(아이비리그) 중 하나인 다트머스대 김용 총장의 말이다. 그는 22일 미 뉴햄프셔주 하노버 다트머스 캠퍼스에서 아시아인으로서는 최초로 아이비리그 총장에 취임했다. 5살 때 가족과 함께 이민 온 그는 “한국 문화를 자랑스럽게 여기며 이를 잊지 않기 위해 애쓴다”며 “고 말했다. 그는 취임식장으로 가는 길에도 사물놀이패를 앞세웠다. 그의 취임식에는 흑인으로서 처음 아이비리그 총장에 오른 브라운대 루스 시몬스 총장과 존 리치 뉴햄프셔 주지사 등 5000여 명이 참석했다. 김 총장은 7월 1일 총장으로서 업무를 시작했지만 취임식은 이날 열었다. 다음은 일문일답.

-아시아계론 첫 아이비리그 총장이 됐는데.

“소식이 전해진 뒤 한국은 물론 일본·중국 등 아시아 전체가 관심을 가져 놀랐다. 한인사회의 뜨거운 반응도 갚을 날이 올 것이다. 첫 아시아계 총장이지만, ‘아시아계’라는 타이틀은 곧 사라지고 다트머스대 총장으로만 평가받게 될 것이다.”

-어릴 때 이민을 왔는데.

“한국을 잊지 않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한국어도 잊지 않으려 애쓰고 있다. (그는 인터뷰 중에도 한국어와 영어를 섞어 썼다.)”

-다트머스대의 특징은.

“다트머스는 학부 중심 대학이다. 전공을 깊게 파기 보다 다양한 경험을 통해 폭넓은 세계관을 갖게 하는 데 주력한다. 축구 선수가 그림을 그릴 수 있는, 열린 교육을 한다. 앞으로도 이런 전통을 살려나가겠다.”

-학교를 어떻게 이끌 계획인가.

“불경기에 학비가 비싼 학교를 꾸려가는 일은 상당히 힘든 도전이다. 겸손한 마음으로 학부 교육에서 세계 1위 대학을 만들도록 노력하겠다.”

-한국 대학과 교류 계획은.

“이미 연세대와는 교류하고 있다. 열린 교육에 관심이 있다면 누구와도 손잡고 활발하게 교류할 생각이다. 성균관대와 서울대 등에 친척이나 지인도 있다. 내년 여름쯤 한국 방문을 생각하고 있다.”

뉴욕=정경민 특파원, 하노버(뉴햄프셔)=조진화 뉴욕중앙일보 기자

◆김용 총장=1959년 서울에서 태어나 5세 때 가족과 함께 미국으로 이민갔다. 82년 브라운대를 졸업하고 하버드대에서 의학을 공부한 뒤 인류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하버드 의대 교수와 국제보건·사회의학과장을 지냈다. 비영리 의료단체인 ‘파트너스 인 헬스’를 공동 창립해 가난한 나라의 공중보건 향상에 앞장섰고, 2004년 세계보건기구(WHO) 에이즈국장을 맡았다. 보스턴어린이병원 소아과 전문의인 부인 임윤숙씨와 토마스·니콜라스 두 아들을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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