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LA 무장해제 거부 코소보 평화 걸림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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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지난해 초부터 발생한 유고사태에서 대 (對) 세르비아 투쟁의 선봉에 섰던 코소보의 알바니아계 반군조직, '우체카' (코소보해방군.KLA)가 전쟁 종식후 이 지역 평화유지의 최대 걸림돌로 등장했다.

우체카는 코소보 사태를 해결한 G8평화협정과 유엔안보리 승인에 따라 무장을 해제토록 돼 있다.

현재 코소보 남부 산악지대에 거점을 두고 있는 우체카의 각 계파 지도자는 기존 병력을 유지한 채 진지를 사수하고 있으며 오직 우체카 최고사령부의 명령이 떨어질 경우에만 무장을 해제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자쿱 크라스니키 우체카 대변인은 지난 13일 "우리는 무장해제를 하지 않을 것이다.

코소보 정규군으로 전환할 계획" 이라고 선언, 종전의 입장을 번복했다.

우체카는 퇴각하는 세르비아군과 잦은 충돌을 벌여 수십명이 사망해 코소보엔 긴장감이 조성되고 있다.

특히 우체카 핵심간부들은 지금까지 코소보의 독립 또는 알바니아 통합 등의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어 유고의 주권을 침해하지 않는 범위내에서 코소보자치를 구현한다는 나토와 유엔의 입장을 곤혹스럽게 하고 있다.

◇ 우체카 = 알바니아어 코소보해방군 (Ushtria Clirimtare e Kosoves) 의 머리글자 UCK를 알바니아 발음으로 한 것이다.

KLA (Kosovo Liberation Army) 는 이를 영어로 번역 표기한 것. '우체카' 를 '세르비아계 극우 민병대' 로 혼동하는 사례가 있으나 이는 잘못. 우체카는 알바니아계 무장투쟁조직으로 오히려 코소보 해방을 위해 세르비아계 민병대 및 군.경찰을 상대로 싸워왔다.

세르비아계 민병대는 공식 명칭이 없다.

지난 89년 밀로셰비치가 코소보의 자치권을 빼앗은 이후 드레니차 지역의 몇몇 알바니아계들에 의해 창설된 우체카는 지난해 초부터 시작된 세르비아군과의 전투과정에서 급성장했다.

당시 유고와 국제사회로부터 '테러단체' 로만 인식됐던 이들은 지난 2월 프랑스 랑부예에서의 평화협상 과정에서 떳떳한 협상파트너로 떠올랐다.

지도자는 29세의 하심 타치. 1만~1만2천명의 병력을 보유하고 있다.

최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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