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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은실이' 2년 훌쩍 흘러 중학생으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1면

SBS의 인기 월화드라마 '은실이' 가 14일 63회부터 2년의 세월을 훌쩍 뛰어 넘는다. 그런 만큼 배경과 이야기 전개도 크게 달라진다.

시청자들이 가장 낯설어 할 얼굴은 단연 은실이다. 중학교 2학년생으로 교복을 입고 등장한다. 이젠 교복을 직접 빨라는 영채의 구박에도 당당하게 싫다고 맞설 만큼 컸다. 더 이상 어린애가 아니다. 또 화산여중으로 가서도 1등을 놓치지 않는 모범생은 똑같다.

또 하나 눈길을 끄는 것은 낙도의 인간적인 모습이다. 극장 등 대부분의 재산을 날리고 제재소에만 매달렸던 낙도는 재기에 성공한다. 국토개발 5개년 바람을 타고 건설업에 뛰어든 것. 그래도 숨진 길례와 식구들에 대해 미안해하는 마음은 결코 버리지 않는다.

한편 낙천과 춘식은 또다시 낙도가 경영하는 회사에 들어가면서 상무와 현장감독이란 직책으로 '제2의 전성기' 를 맞는다. 두봉은 옥자와 결혼해 아기를 기다리고, 정팔은 김간호사의 충고를 받아들여 검정고시에 합격한 뒤 택시기사가 된다. 그러나 김간호사는 육군 대위와 결혼하겠다며 정팔을 낙담시킨다.

화산 극장의 운명도 재미있다. 안방에 TV가 등장하자 사람들이 극장을 외면하기 시작한다. 이외에 전원주가 춘천댁으로 가세해 할아버지가 된 용태의 말동무가 된다.

이금림 작가는 "은실이의 좀 더 성숙한 모습과 주위 인물들이 꿈에 한발 더 다가서는 모습을 그리기 위해선 2년의 흐름이 필요했다" 며 "애초 장낙도의 파멸을 그리려 했으나 시청자들이 드라마 속의 '실패' 에도 못 견뎌 하는 것 같아 방향을 틀었다" 고 설명했다.

또 드라마의 마지막에 대해선 "극장을 다시 찾은 장낙도가 국회의원의 꿈에 좀 더 가까워지고 은실의 삶도 보다 당당해질 것" 이라고 말했다.

당초 50부작으로 계획했던 '은실이' 는 인기를 끌면서 회수가 늘어났다. 그래도 이 프로는 시청률에 연연하지 않는 차분하고 인간적인 이야기로 시청자들의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다. '은실이' 는 오는 7월6일 70회로 종영할 예정.

백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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