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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대학평가] 22개 학문 글로벌 평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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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글로벌 학과 평가에서 물리학 분야 국내 대학 1위를 차지한 연세대 권영준 교수(가운데)와 연구원들이 학회발표를 준비하면서 활짝 웃고 있다. [최승식 기자]

21일 연세대 과학관 고에너지 입자 실험실. 권영준(46) 물리학과 교수가 “분석한 데이터를 보자”며 대학원생들을 모았다. 권 교수는 “우주에서 빅뱅이 일어날 때 물질이 왜 사라지게 됐는지 밝히는 실험”이라고 소개했다. 석사 2년차 최경산(28)씨는 “컴퓨터로 일본 쓰쿠바 고에너지 가속기 연구소(KEK)의 실험실에 접속해 실험데이터를 다운받아 해석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실험이 주목받는 이유는 세계적으로 13개국 300여 명이 참여하는 국제 실험이기 때문이다. 권 교수는 “한국 물리학계에서 나오는 논문 수는 늘어났지만 영향력 있는 논문은 많지 않다”고 안타까워했다.

중앙일보 대학평가팀은 국내 대학의 학문 분야별 글로벌 수준을 최초로 평가했다. 대학들이 세계 유력 대학과의 연구수준을 비교·분석하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해서다. POSTECH 학술정보처의 도움을 받아 5년간(2004~2008년) 22개 학문 분야의 인문사회, 과학기술 관련 국제 학술지 1만824종을 분석했다.

22개 분야 중 세계 정상급에 근접한 분야는 물리학이었다. 피인용 수가 높은 논문(피인용 수 상위 1%)을 발표한 대학을 기준으로 논문당 피인용 수를 비교한 결과 물리학 분야는 미국 코넬대(100점)가 세계 1위였다. 이 분야에서 68점(36위)을 받은 연세대를 비롯해 경북대 42점(107위), 고려대 38점(123위), 서울대 37점(129위)으로 이름을 올렸다. 물리학 연구 논문을 발표한 대학은 세계 357곳이다. 재료과학(세계 237개 대) 분야는 충남대(124위), 전북대(152위), 인하대(196위), 전남대(207위) 등이 경쟁력이 있었다. 서울대는 수학, 지구과학, 분자생물·유전학, 환경·생태학, 신경과학, 미생물 분야에서 세계적인 연구 성과를 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지방대는 특히 식물·동물학이 강점을 보였다. 경상대가 국내 1위, 세계 167위에 올랐다. 약학 분야에선 부산대가 두각을 나타냈다. 반면 22개 학문 분야 중 경제·경영, 사회과학, 면역학, 정신의학·심리학, 우주 과학, 다학제(여러 학문이 중첩) 등 6개 분야에서는 피인용 수가 많은 논문을 낸 국내 대학이 없었다.

대학들이 세계적인 연구 경쟁력을 갖추려면 팀워크가 중요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상대 식물생명과학부 이상열 교수는 “학연·지연을 따지지 않고 팀워크를 이뤄 연구를 하니 좋은 논문이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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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중앙일보 대학평가팀

강홍준 기자(팀장·본지 교육개발연구소장)
강혜란·박현영·이진주 기자
유지연·어혜원·우호진·이하늘 연구원, 사진=최승식 기자

▶연락처:webmaster@jedi.re.kr

자세한 내용은 중앙일보 교육개발연구소 홈페이지(www.jedi.re.kr)를 참조하세요.

자문단 >>임윤수 충남대 기획처장, 김정완 전남대 전 기획처장, 양명국 울산대 전 기획처장, 조병춘 경희대 사무국장, 한재민 고려대 기획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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