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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 '브랜드값 관리'에 社運건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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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톡톡 튀는 브랜드를 찾아라' '브랜드 개발 못지않게 관리가 중요하다' .기업들이 참신한 브랜드의 개발과 관리에 바짝 신경을 쓰고 있다.

시장개방 등으로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 지면서 소비자들의 눈길을 끌기 위해서는 기업 이미지 개선이 중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새 브랜드를 만드는가 하면 전담팀을 구성하는 등 관리에 열을 올리고 있다.

브랜드에 대한 인식이 달라지면서 선진국처럼 브랜드 가치가 엄청나게 올라가는 것도 기업들이 더욱 관심을 쏟게 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국내 브랜드 산업도 최근 경기회복과 맞물려 급성장, 시장규모가 지난해 1백50억원에서 올해는 3백억원으로 늘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인피니트.디자인 파크.심팩트 등 4~5개의 주요 업체를 포함, 국내에는 수십개 브랜드 전문업체가 활동하고 있다.

◇ 점점 높아지는 브랜드 가치 = 삼성전자 휴대폰인 '애니콜' 의 브랜드 가치는 무려 5천2백44억원에 달해 웬만한 기업의 연간 매출을 웃돌 정도다.

고려대 박찬수 교수는 "에쿼티 맵 이란 최신 브랜드 관리기법을 이용해 애니콜의 가치를 계산해 본 결과 5천2백44억원으로 나타났다" 며 "이는 삼성이 앞으로 애니콜로 벌어들일 수 있는 이익을 현재가치로 환산한 것" 이라고 말했다.

SKC의 경우 최근 가공필름사업 일부를 약 1천5백억원에 미국 ITW사에 팔았다. ITW사는 인수 후에도 이 분야에서 명성을 쌓아온 SKC 브랜드를 향후 4년간 계속 사용하기로 했다.

SKC 관계자는 "브랜드 가치를 인정받아 비싸게 팔 수 있었다" 고 말했다. 대표적인 한국 술인 진로의 브랜드 가치는 무려 1조원으로 평가받고 있다.

◇ 톡톡 튀는 브랜드가 는다 = 참신한 브랜드로 성공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삼립의 '국찐이빵' 이나 해태의 '네버스탑' , 진로의 '참眞 (진) 이슬露 (로)' 는 부도난 회사를 살린 효자 브랜드로 꼽힌다.

'햇살담은 조림간장' 처럼 긴 문장의 브랜드가 나오는가 하면 '찬호박' '에쵸티' 처럼 유명 연예인이나 스포츠 스타의 이름을 응용한 브랜드도 나오고 있다.

또 '쌈지 (ssamzie)' 나 '놈 (nom)' 처럼 순 우리말을 외국어처럼 표기, 소비자들에게 짧은 시간내에 깊은 인상을 주고 있다.

◇ 선진 브랜드 관리기법 도입 = 브랜드 분야의 세계적 권위자인 V 스리니바산 미국 스탠퍼드대 교수와 박찬수 고대 교수가 공동 개발한 에쿼티 맵이 대표적인 브랜드 관리기법.

朴교수는 "에쿼티 맵은 특정 브랜드에 대해 소비자들이 갖고 있는 느낌 등을 조사한 뒤 브랜드의 현재가치를 산출해 내고, 이를 토대로 브랜드를 강화하기 위한 최적의 전략을 짜내는 브랜드 관리기법" 이라고 설명했다.

이밖에도 중앙리서치는 CRC BEAM, 인터브랜드는 재무자료와 시장분석을 토대로 브랜드를 측정하는 기법을 도입하는 등 과학적인 브랜드 관리기법이 갈수록 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기업들이 광고비로 수십~수백억원을 쓰는데 비해 브랜드 관리에는 인색한 편" 이라면서 "최근 이 분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어 관련산업이 급성장 할 것" 이라고 지적했다.

고현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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