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법무 해임…여권 반응] 코너 몰린 신주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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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김태정 법무부장관 경질로 여권은 내부 역학구도와 정치일정에서 상당한 변화를 겪을 것으로 보인다.

金장관 경질 소식이 전해지자 여권에서는 만시지탄 (晩時之歎) 이며 정치적 모양새도 나쁘지 않다는 반응이 나왔다.

김대중 대통령이 지휘책임을 물어 원칙에 따른 경질을 한 셈이고, 당으로서는 민심을 수습할 수 있는 계기를 맞았다는 것이다.

어쨌든 이번 조치로 金장관 유임에 힘을 실어왔던 김중권 청와대 비서실장 등 신주류측은 정치적 부담을 안게 됐다.

물론 동교동계와 金실장과의 이른바 신.구주류 갈등설이 지난 7일 회동을 통해 봉합된 직후여서 당장 별다른 얘기는 나오지 않고 있다.

그러나 이날 화해모임은 정치적 위기 국면에서 집권세력의 단합된 모습을 보이기 위한 의전행사적 측면이 없지 않다.

일단 상황이 수습된 이후에는 언제든지 신주류에 대한 책임론이 다시 제기될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金대통령의 러시아.몽골 순방기간 중 여권내 갈등을 부추긴 것으로 알려진 구주류에 대한 본격적인 질책이 뒤따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 대목에 대한 金대통령의 정리작업이 주목된다.

이는 여권내 권력질서 재편문제와 맞물려 있기 때문이다.

옷 사건 수습 과정에서 불거져나왔던 조기 전당대회론이 어떤 식으로 정리될지도 관심거리다.

金대통령의 외국 순방 중 국민회의 지도부가 전혀 정치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속수무책으로 사태를 악화시켰다는 점이 줄곧 비판을 받아왔기 때문이다.

이하경.이상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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