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성격 너무 급해' 자원봉사 일본인 가쓰다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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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한국 사람들은 성격이 너무 급한 것 같아요. 비행기가 기상악화로 연착하면 애꿎은 공항안내센터에 찾아와 '왜 늦게 도착하느냐' 고 항의하곤 합니다. "

김포국제공항 2청사 1층 안내센터에서 올초부터 자원봉사자로 일하고 있는 일본인 가쓰다 사토시 (勝田悟志.26) . 김포공항에서 자원봉사활동이 시작된 후 10년 동안 외국인은 그가 처음이다.

70대 할머니부터 30대 주부까지 낀 36명의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매주 3일간 하루 6시간씩 공항시설과 탑승시간을 안내하고 있다.

하루 근무에 교통비 3천원과 점심을 제공받는다.

가쓰다는 일본 나라 (奈良) 대학 조선학과를 97년 졸업, 지난해 초 경희대 대학원에 진학해 한국어교육을 전공하고 있다.

그가 봉사를 하게 된 것은 지난해 말 일간지에 실린 자원봉사자 모집광고를 본 후부터.

"장래 희망이 항공사 남자승무원이어서 자원봉사를 하면서 공항관리의 문제점과 승객들의 애로점을 파악할 수 있어 도움이 된다고 생각했지요. " 한국인에게 일본어를 가르치는 학원강사로 매주 20시간씩 일해 학비와 생활비를 벌고 있지만 자원봉사만큼은 빠지는 날이 없다.

공항공단 呂한웅 (39) 과장은 "의사소통에 지장이 없는데다 본인이 하고자 하는 마음이 절실해 선발했다" 며 "4개월 동안 내.외국인들로부터 감사편지를 20여통 이상 받을 만큼 잘하고 있다" 고 말한다.

일본에서도 대학시절 한국인에게 일본어를 가르치는 자원봉사를 했던 가쓰다는 "김포공항은 안내판이 너무 부족한데다 그나마 있는 것도 잘못돼 있어 한국인도 불편을 겪는 경우가 많아요. 외국인들에게는 공항이 미로처럼 느껴질 수도 있을 겁니다" 고 지적하기도 했다.

글 = 김태진 .사진 = 김경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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